1940년대 미국 미시간주 윌로우런 공장에서 B-24 폭격기를 생산하는 포드 공장의 내부 모습 (OWI, Library of Congress)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미국 국방부가 제너럴모터스(GM), 포드(Ford)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에 무기 및 군수 장비 생산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민간 산업 총동원 체제가 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장기화로 군수 물자가 빠르게 소진되자 민간 제조업체를 활용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협력을 넘어 필요 시 공장과 인력을 군수 생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타진하는 단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1940년대 초반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펼쳐진 산업 동원과 유사하다.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은 미국 산업을 ‘민주주의의 병기창(Arsenal of Democracy)’으로 규정하고 민간 기업을 전면적인 군수 생산 체계로 전환시켰다.
자동차 기업들은 승용차 생산을 중단하고 군용 차량과 무기 생산에 집중했다. 그 결과 미국은 약 9만 6000대의 폭격기, 8만 6000대의 전차, 240만 대의 군용 트럭, 650만 정의 소총을 생산하는 압도적인 물량을 공급했다.
GM은 당시 최대 군수 생산 기업으로 M4 셔먼 전차와 항공기 엔진 (Allison), 군용 트럭 및 장갑차 등을 대량으로 생산해 전장으로 공급했고 포드 역시 자동차식 컨베이어 시스템을 항공기 생산에 적용해 하루 1대 이상 폭격기를 생산했다.
다만 미 국방부의 요청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2차 세계대전이 국가 총력전이었다면 현재는 지역 분쟁 중심의 제한적 충돌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기업의 역할 역시 전면적인 군수 전환보다는 일부 생산 능력 보완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대 무기 체계는 반도체, 인공지능(AI), 정밀 유도 기술 등 첨단 기술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단순 제조 역량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의 구조적인 군수 생산 능력 부족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냉전 이후 군비 축소와 효율 중심 전략으로 인해 생산 기반이 축소된 상황에서 장기전이 이어지며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자동차 및 방산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민간 생산 감소와 비용 증가, 인플레이션 압력 등 부작용도 동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단기적인 군수 수요 대응을 넘어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미국 산업 구조가 어떻게 재편될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