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동 분쟁 여파로 인한 판매 감소분을 타 지역 판매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 현장에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 3를 공개한 무뇨스 CEO는 생산 공정의 제약으로 인해 특정 국가를 겨냥해 제작된 차량을 즉시 다른 시장으로 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가 중동 지역에서 그간 쌓아온 탄탄한 입지와 수익 구조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수익성 높은 중동 시장의 사양 차별화와 물류 장애
중동은 현대차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대당 수익성이 가장 뛰어난 핵심 전략 지역이다. 하지만 각 국가마다 고유한 사양과 엄격한 규제 요건을 적용하고 있어 중동 수출용 물량을 북미나 유럽 등지로 곧바로 전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무뇨스 CEO는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해당 물량에 대한 수요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전환 작업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물류 시스템 전반의 혼란이 더해지며 수요 위축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생산 거점 구축 일정 불투명
현대차는 분쟁 발생 전까지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와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그 전략의 정점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해 왔다. 당초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었으나,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최종 일정 확정이 늦어지는 모양새다. 무뇨스 CEO는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면서도 결국 공장 가동의 성패는 향후 분쟁이 얼마나 지속되고 안정화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회복의 관건은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시점
현재 현대차의 중동 사업은 판매 확대 계획을 잠시 멈추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물류 병목 현상과 수요 급감이 맞물린 현재의 위기는 단순히 마케팅 강화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로 변했다. 무뇨스 CEO의 이번 발언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시장별 맞춤형 대응 시나리오가 절실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중동 시장의 빠른 회복 여부가 현대차의 올해 글로벌 수익 목표 달성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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