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패션 시장에서는 정제되고 서정적인 분위기의 포엣코어(Poet-core) 룩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포엣코어는 19세기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복식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로, 의상뿐 아니라 이를 완성하는 액세서리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안경은 전체 무드를 결정짓는 핵심 하드웨어로 주목받는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안경 프레임의 소재가 인상을 좌우하는 지배적인 요소로 부상했다. 같은 스타일의 의상이라도 어떤 질감과 색상의 프레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을 강조할 것인지, 혹은 차분하고 예민한 지성을 드러낼 것인지에 따라 선택의 기준도 분명해지고 있다.
온화한 지성미의 변주, 브라운 뿔테
1,2. 룩옵티컬 3.보스
투명한 브라운 톤의 아세테이트 프레임은 포엣코어가 지향하는 부드러운 지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꼽힌다. 뿔테 특유의 안정적인 부피감은 얼굴 윤곽을 자연스럽게 보완하고, 브라운 컬러가 주는 시각적 온기는 전체 인상을 한층 유순하고 정돈된 방향으로 이끈다.
브라운 뿔테는 이번 봄 활용도가 높은 오버사이즈 체크 셔츠와의 조합에서 특히 강점을 드러낸다. 넉넉한 실루엣의 셔츠에 브라운 뿔테를 더하면 캐주얼한 옷차림이 지나치게 투박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학구적인 깊이감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리넨이나 코튼 등 천연 소재의 하의를 톤온톤으로 맞추면 전체 색감의 무게를 덜어내면서도 세련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날카로운 사색의 미학, 실버 메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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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선의 미학이 돋보이는 실버 메탈 프레임은 뿔테와는 상반된 매력을 내세운다. 금속 소재 특유의 차가운 질감은 보다 맑고 예민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착용자의 이지적인 이미지를 선명하게 부각한다.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 포엣코어 룩과도 접점이 크다.
실버 메탈 프레임은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링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깨끗한 인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려한 장신구는 덜어내고 안경 자체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특히 페일 블루나 그레이처럼 저채도의 의상과 결합할 경우 차분하면서도 선명한 예술가적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다. 블루 계열 옥스포드 셔츠와 매치하면 어렵지 않게 스마트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소재 선택이 곧 분위기 완성
결국 이번 봄 안경 트렌드는 디자인 자체보다 소재와 색이 만들어내는 인상 차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브라운 뿔테가 온화하고 학구적인 무드를 강화한다면, 실버 메탈은 절제된 긴장감과 현대적인 사색의 이미지를 부여한다. 포엣코어 룩이 단순히 낭만적인 복식의 재현이 아니라 감성과 지성을 함께 다루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안경 프레임의 선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올봄 스타일링에서는 의상과 안경을 분리된 요소로 보기보다 하나의 서사를 구성하는 장치로 접근하는 방식이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포엣코어의 서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분위기를 분명히 드러내고자 한다면, 프레임의 소재와 색부터 정교하게 선택하는 것이 유효한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비 기자/news@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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