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격화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전쟁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은 24일 개막한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시장 압박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가격 인하를 통한 물량 공세에는 선을 그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경제적 합리성이 낮은 저가 세그먼트에서는 일정 부분 판매량을 양보하더라도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국 현지 브랜드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벤츠의 1분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급감한 상황에서도, 단기적인 실적 회복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성과 브랜드 위상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국 속도로’… 현지화와 기술 혁신을 통한 정면 돌파
벤츠는 가격 전쟁의 대안으로 ‘이노베이션’과 ‘현지화’를 제시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빠른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중국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벤츠는 중국의 지능형 주행 전문 기업인 모멘타(Momenta)와의 협력을 심화하고, 바이두(Baidu)의 생성형 AI 기술을 차량용 음성 비서에 통합하는 등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첨단 기능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
또한 2026년부터는 내연기관(ICE)과 전기차(EV) 모델 모두에 동일한 수준의 최첨단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는 ‘동등한 지능(Equal Intelligence)’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이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강점인 기계적 완성도에 중국 시장이 요구하는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입히는 작업이다.
럭셔리의 재정의, 기술의 민주화에 대응하는 벤츠의 자세
과거의 럭셔리가 단순히 브랜드 명성과 고급 소재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기술의 민주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벤츠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올해 중국 시장에 15종 이상의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품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특히 현지 생산 모델인 GLE와 롱 휠베이스 전기차 CLA 등 중국 전용 모델들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중국은 여전히 메르세데스-벤츠 글로벌 전략의 핵심 시장”이라며, 외부의 거센 압박 속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벤츠만의 럭셔리 철학을 고수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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