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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세지는 미국의 빗장, 하지만 중국차의 진출은 막을 수 없다

    2026.05.14. 13:52:46
    읽음140


    장벽은 언젠가 무너진다. 비야디(BYD)와 체리(Chery)를 비롯한 수많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는 미국의 거대한 장벽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장벽의 붕괴 여부가 아니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미국시장이 빗장을 열것인가 이다. 하지만 최근 미 의회의 움직임을 보면,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시장 진출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라는 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미 의회는 오히려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공화당의 존 무레너 의원과 민주당의 데비 딩겔 의원이 공동 발의를 예고한 법안은 기존의 행정 규제를 훨씬 뛰어넘는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다. 고도의 통신 기능이나 차량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중국 설계’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아예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미 지난 1월, 미 정부가 데이터 수집에 따른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산 승용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상태에서, 이번 법안은 그 행정적 조치를 되돌릴 수 없는 ‘법률’로 못 박으려는 조치다.

    주목할 점은 이 법안이 초당파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미시간주를 지역구로 둔 두 의원이 손을 맞잡았다는 것은, 중국차의 미국시장 진출을 정치적 논리가 아닌 미국 산업의 생존이 걸린 중대 차원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의 목소리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미국 '빅3'는 물론이고 폭스바겐, 현대차, 토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까지 가세해 중국 제조업체의 접근 차단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나섰다. 가격 경쟁력과 전동화 기술로 무장한 중국차가 세계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라는 최후의 보루만큼은 안보와 산업 보호라는 이중 방어선으로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견고한 성벽 너머의 현실은 정치적 대치와는 달리 호의적이다. 중국산 전기차는 이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다. 지리(Geely)의 EX5나 샤오미의 SU7은 포드나 GM의 동급 모델보다 저렴하면서도 완성도 면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심지어 포드의 짐 팔리 CEO가 샤오미 SU7을 6개월간 직접 시승한 뒤 "반납하기 싫을 정도였다"고 고백한 대목은 이런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경쟁사의 수장이 경쟁 모델의 우수성을 공식석상에서 가감 없이 인정할 만큼 중국차의 위상은 달라졌다.

    소비자들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10명 중 4명이 중국 브랜드 구매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급등한 미국 신차 가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SUV 위주의 라인업 재편으로 인해 5만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BYD나 지리는 1만 2,000달러 이하의 소형차를 내놓고 있다. 저가형 모델이 자취를 감춘 미국 시장에서 중국차의 가격은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다. 이미 멕시코 국경 인근 도시에서는 멕시코에서 구입한 BYD 차량이 도로를 누비고 있다고 한다. 비록 미국 내 정식 차량 등록은 불가능할지라도, 중국차는 이미 미국 땅을 밟고 있는 셈이다.



    중국 업체들의 진출은 비단 완제품 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이미 미국 내 60개 이상의 부품 공급사를 소유하고, 500개가 넘는 기업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리 그룹은 볼보와 로터스 인수를 통해 이미 미국 시장 깊숙한 곳에 뿌리를 내렸고,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인 웨이모조차 지리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니오(NIO)나 샤오펑 같은 신흥 강자들은 실리콘밸리에 R&D 거점을 두고 인재를 흡수 중이다.

    이들이 이토록 미국 시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부적 절박함 때문이다. 중국 내수 시장의 신차 판매가 둔화되는 반면, 연간 1,600만 대 규모의 미국은 포기할 수 없는 기회의 땅이다. 중국 업체들은 2030년까지 해외 생산량을 3배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지난 25년간 해외에 쏟아부은 돈만 1,200억 달러에 달한다.



    결국 핵심은 이번 법안이 실질적으로 중국차를 막아낼 수 있느냐에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법안이 하드웨어의 생산지보다 '설계'와 '소프트웨어'의 기원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중국차 생산도 허용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중국 기업이 미국 땅에 공장을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하더라도, 그 차의 '두뇌(소프트웨어)'가 중국산이라면 법안에 걸리게 된다. 대통령은 자본을 유인책으로 쓰려 하지만, 의회는 기술의 뿌리 자체를 자르려 하는 형국이다.

    현실적인 집행 가능성도 의문이다. '중국 설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할 것인가? 지리가 설계한 볼보, 포드가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는 CATL 배터리 탑재 차량을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는 매우 복잡한 문제다. 글로벌 공급망이 거미줄처럼 얽힌 상황에서 중국 기술만 깔끔하게 도려내는 것은 법 조문 몇 줄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직전에 이 법안이 제출되었다는 점은, 입법 자체보다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카드'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하지만 법안의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중국차의 미국 진출 욕구는 꺾이지 않을 것이다. BYD는 이미 캘리포니아 버스 공장에서 미국산 부품을 70%까지 끌어올리며 현지화 노하우를 쌓았고, 이를 승용차에 적용할 기회만 엿보고 있다.

    이제 미중 자동차 전쟁은 관세 뿐만 아니라 설계와 소프트웨어의 정의를 다투는 '법률 전쟁'으로 진화했다. 미국시장의 장벽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그 장벽이 중국차의 진입을 영원히 막아줄 것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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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오토뉴스 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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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오토뉴스 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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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공업정보화부, 스마트 전기차 무중력 시트 안전 리스크 경고

      글로벌오토뉴스 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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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자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퇴근 안하고 올려보는 오늘도 '댓글로 F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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