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를 앞세워 보급형 SUV 라인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피아트)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스텔란티스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를 앞세워 보급형 SUV 라인업 재편에 속도를 낸다. 피아트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형 소형 SUV '그리즐리(Grizzly)'와 '그리즐리 패스트백(Grizzly Fastback)'을 공개했고, 크라이슬러는 이들 모델을 기반으로 한 리배지 모델을 통해 사실상 단일 차종에 가까웠던 라인업을 다시 확장할 전망이다.
피아트 그리즐리와 그리즐리 패스트백은 기존 '그란데 판다' 상위에 위치하는 소형 SUV 라인업으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 순차 투입될 예정이다. 두 모델은 스텔란티스의 스마트 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전장은 4.5m 이하로 알려졌다. 기존 피아트 라인업에서 부족했던 실용형 패밀리 SUV 역할을 맡는 동시에 다치아 '빅스터' 등 합리적 가격대 SUV와 경쟁하는 포지션이다.
그리즐리는 박스형 차체와 직선적인 비례를 바탕으로 실내 공간과 적재 활용성을 강조한다. 각진 휠아치와 수직에 가까운 차체 구성, 최신 LED 조명 디자인을 통해 실용성과 현대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반영했다. 반면 그리즐리 패스트백은 후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쿠페형 SUV에 가까운 실루엣을 적용해 같은 차체 기반에서도 보다 스타일 중심의 수요를 겨냥한다.
그리즐리는 박스형 차체와 직선적인 비례를 바탕으로 실내 공간과 적재 활용성을 강조한 모델이다(피아트)
두 모델은 대부분의 차체 패널과 핵심 부품을 공유하면서도 디자인 성격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개발 비용을 낮추고 상품 선택지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피아트는 실내 이미지 전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계기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보행자 및 자전거 감지 기능,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까지 폭넓게 구성될 전망이다. 정확한 세부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일한 스마트카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 오펠 '프론테라', 피아트 '그란데 판다' 등과 기술적 기반을 공유하는 만큼 1.2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기 파워트레인 조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피아트 단독 신차 출시를 넘어 스텔란티스의 글로벌 저가 SUV 전략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스텔란티스는 여러 브랜드가 동일 플랫폼과 주요 부품을 공유하면서도 각 시장에 맞는 디자인과 브랜드 정체성을 입히는 방식으로 개발 비용과 출시 기간을 줄이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환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구조는 보급형 제품군 확대에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스텔란티스는 미국 미시간에서 열린 행사에서 피아트 그리즐리와 그리즐리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한 크라이슬러 리배지 모델을 내부적으로 공개했다(피아트)
그리고 크라이슬러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직접적인 수혜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최근 일부 외신은 스텔란티스는 미국 미시간에서 열린 행사에서 피아트 그리즐리와 그리즐리 패스트백을 기반으로 한 크라이슬러 리배지 모델을 내부적으로 공개했다. 그리즐리 패스트백 기반 모델은 '크라이슬러 애로우(Arrow)', 일반 SUV형 모델은 '애로우 크로스(Arrow Cross)'로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크라이슬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라인업 확대 조차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300' 세단 단종 이후 브랜드 판매 차종은 사실상 '퍼시피카'와 '보이저' 미니밴 중심으로 축소됐고 미국 시장에서 SUV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합리적 가격대 크로스오버 제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애로우와 애로우 크로스가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크라이슬러는 저가형 SUV를 확보하게 된다.
북미형 크라이슬러 모델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피아트 원형 모델이 가솔린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염두에 두고 개발된 만큼 시장 상황과 생산 전략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검토될 전망이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이와 별도로 크라이슬러 브랜드에 더 큰 차급의 크로스오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모델은 에어플로우(Airflow) 계열로 거론되며, 4만 달러 안팎의 가격대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사륜구동 구성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STLA One 플랫폼 기반 모델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크라이슬러는 보급형 애로우 라인업과 상위 에어플로우를 통해 미니밴 중심 브랜드에서 SUV 중심 브랜드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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