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하이퍼카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HP 스쿠데리아 페라리 AI PC. (HP)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순수 전기차 '루체' 공개 이후, 정체성에 대한 의심과 혹평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뜬금없는 제품을 내 놨다.
페라리가 공개한 신제품은 자동차가 아닌 노트북. HP와 함께 약 2년 여에 걸쳐 개발한 'HP 스쿠데리아 페라리 AI PC'의 가격은 5599달러(약 861만 원)로 웬만한 고급 게이밍 PC를 뛰어넘는다.
HP 스쿠데리아 페라리 AI PC는 전 세계 4999대만 생산되는 한정판 모델로 오는 6월 12일부터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외관이다. 페라리의 한정 생산 슈퍼카 '이코나 데이토나 SP3'에 적용된 로소 마그마(Rosso Magma) 레드 컬러를 구현하고 팜레스트에는 움직임의 잔상을 표현하는 렌티큘러 마감을 적용했다.
알루미늄 바디와 CNC 가공 마감 위에 페라리 특유의 강렬한 색감을 더해 일반 노트북과는 전혀 다른 존재감을 강조했다.
노트북 바닥에는 투명한 '엔진 베이' 패널을 통해 냉각 시스템과 한정판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HP)
하부 디자인은 더 독특하다. 카본 파이버 소재로 마감된 바닥면 중앙에 고릴라 글라스로 제작한 투명 패널을 적용해 프로세서와 냉각 시스템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페라리 엔진룸에 빗대 '엔진 베이(Engine Bay)'가 연상되는 디자인이다.
여기에 한정판 일련번호와 페라리 팬들을 위한 다양한 숨은 요소도 새겨 넣었다. 힌지 구조 역시 페라리의 디지털 하이퍼카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공기 흐름을 유도하는 루버 형태를 적용해 냉각 효율을 높였고 노트북을 열면 트랙패드 경계가 거의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하드웨어 구성은 화려한 외관에 비해 실용성에 무게를 뒀다. 인텔 코어 울트라 X7 프로세서와 인텔 아크 내장 그래픽, 64GB 메모리, 1TB SSD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는 14인치 3K OLED 터치 패널로 키보드에는 페라리 전용 서체와 개별 RGB 백라이트를 적용했다.
다만 외장 GPU는 탑재되지 않아 고성능 게이밍보다는 프리미엄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용도에 맞추고 있다.
로소 마그마 레드 컬러와 14인치 3K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HP 스쿠데리아 페라리 AI PC. (HP)
포트 구성도 충실하다. 썬더볼트 4를 지원하는 USB-C 포트 2개와 USB-C 포트 1개, USB-A 포트, HDMI 단자, 헤드폰 잭을 제공한다. 패키지에는 페라리 차량 실내에 사용되는 폴트로나 프라우 가죽으로 제작한 전용 슬리브와 USB 충전기가 포함된다.
페라리는 과거에도 브랜드 라이선스를 활용한 노트북을 선보인 적이 있다. 지난 2019년 공개한 에이서의 2세대 울트라씬 노트북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페라리의 디자인을 채용한 페라리원(Ferrari One)이 주인공이다.
HP 스쿠데리아 페라리 AI PC가 슈퍼카의 요소를 디자인과 설계 전반에 적극 반영하며 '자동차와 IT의 경계를 허문 상징적 컬렉션'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페라리가 최근 공개한 첫 순수 전기차 '루체' 모델을 둘러싸고 불거진 소비자들의 비난과 논란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브랜드 신뢰 회복을 위한 더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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