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아시아 등 해외 기지에서 생산된 일본 브랜드 차량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는 역수입 바람이 거세다. 토요타자동차가 미국 공장산 세단 캠리를 올가을부터 일본 전역에서 공식 판매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스바루도 미국 인디애나 공장산 대형 SUV 어센트의 하반기 출시를 검토 중이다. 혼다와 닛산 등도 미국산 차량 역수입 전선에 가세하면서 일본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토요타 캠리의 경우 국토교통성의 장관 특별 예외 제도를 거치지 않고 우핸들 및 일본 전용 사양으로 정식 국가 인증을 취득해 연간 1만 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역수입 성공이 무역수지 개선과 일본 자동차 산업 전체를 지원하는 미래지향적 행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최근 일본 브랜드의 역수입 신차 판매가 연간 10만 대를 돌파해 종전 최고치였던 1995년의 10만 7,092대 기록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일본 전체 신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 안팎이지만 전체 수입차 시장 내에서는 일본 브랜드의 역수입차가 절반에 육박할 만큼 독보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이는 과거 1990년대 중반 극심했던 미·일 자동차 무역 마찰 완화와 엔고 대응을 위해 미국산 아발론이나 혼다 쿠페 등을 제한적으로 들여왔던 구조와는 확연히 다르다.
최근의 역수입 붐은 글로벌 소형차 및 SUV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한 인도와 태국 등 아세안 지역이 주도해 왔다. 혼다가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 WR-V를 들여와 히트를 기록했고, 대형 미니밴 오디세이는 중국 공장 물량으로 내수 라인업 공백을 메웠다. 인도 시장 의존도가 높은 스즈키도 소형 SUV 프롱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첫 글로벌 전략 전기차 e-비타라를 인도 공장에서 전량 생산해 일본에 공급하는 구조를 짰다. 미쓰비시 역시 태국 공장산 중형 픽업트럭 트라이톤을 역수입해 일본 내 틈새 수요를 적극 공략 중이다.
글로벌 생산 최적화와 내수 라인업 다양화를 꾀하는 제조사들의 전략에 더해, 미국산 대형 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안전 인증 및 통관 절차 간소화 조치가 역수입 기류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역수입 차종은 소형 SUV 위주에서 대형 세단, 픽업트럭, 패밀리형 3열 SUV까지 급격히 다변화될 전망이다.
다만 일본 자동차 업계 내부에서는 해외 생산 차량의 본국 유입 급증이 국내 제조 공장의 가동률 저하와 고용 불안을 유발하는 제조업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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