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환경단체 교통과환경(T&E)이 전기차를 전력망과 연계하는 자동차-전력망(V2G) 기술이 차세대 재생 에너지 통합의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재생 에너지 전환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운호퍼 ISI 연구소의 분석을 바탕으로 발표한 보고서를 근거로 전기차가 태양광·풍력의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가 피크 시간대에 재 공급하는 V2G 인프라의 활성화 여부는 향후 환경 규제의 강도에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강력한 탈탄소 규제가 유지될 경우 오는 2040년 유럽 도로에는 약 1억 4,000만 대의 전기차가 운행될 전망이며, 이 중 35%만 V2G 기술을 채택해도 유럽 전역에 139GW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저장 용량이 확보된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 등의 요구로 인해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조치 등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경우, 2040년 기준 전기차 보급량은 기존 전망치보다 4,900만 대나 급감한다. 이 경우 추가 가능한 태양광 용량은 88GW에 그쳐, 전력망 유연성 확보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진다고 예상했다.
전동화 속도가 지연되면 전력망 운영 부담은 가스 터빈 등 화석연료 기반의 피크 발전소 신설로 이어진다. 규제 완화 시 유럽 전력망은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13GW의 추가 전력을 생산해야 하며, 이는 평균 86MW급 피크 발전소 150개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또한 에너지 저장 역할을 할 대 용량 자동차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정점에 달하는 시간대에 전력을 담지 못해 매년 6TWh에 달하는 청정 에너지를 강제로 폐기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인프라 보강에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도 가중된다. 분산형 거점 역할을 할 전기차가 줄어들면 밀려드는 전력 부하를 감당하기 위해 더 굵은 케이블과 대형 변압기를 설치해야 하며, 이로 인해 전력망 업그레이드에만 매년 40억 유로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T&E는 CO₂ 목표치를 낮추면 배터리 저장 용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재생 에너지 투자의 수익성이 악화된다며 2032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형 전기차에 양방향 온보드 충전기 탑재를 의무화하는 등 강한 규제 기조를 이어가야 교통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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