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코리아가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6세대 ‘올 뉴 RAV4(라브4)’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올 뉴 RAV4는 기존의 내연기관 라인업을 과감히 제외하고,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만 구성된 전동화 전용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이번 신형 모델은 토요타의 탄소중립 전략인 ‘멀티 패스웨이(Multi-Pathway)’를 기반으로, 대폭 향상된 배터리 성능과 함께 토요타 최초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아린(Arene)’을 적용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의 진화를 선언한 것이 핵심이다.
이날 행사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세션에서는 순수 전기차 시장의 흐름 속에서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수하는 배경,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커넥티드 서비스 개발 스토리, 그리고 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 등 다채로운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하 미디어 간담회 질의응답 전문.
[질의응답 전문]
Q.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순수 전기차(BEV) 비중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올 뉴 RAV4가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중심의 라인업으로 출시된 것은 이러한 시장 흐름과 다소 반대되는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은 무엇이며, 순수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RAV4가 가질 수 있는 우위와 경쟁력은 무엇인가?
A. 토요타는 지금까지 고객들의 사용 환경(인프라, 에너지 사정 등)과 라이프스타일, 자동차 이용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Multi-Pathway)’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번에 출시하는 신형 RAV4의 특징을 보면, 출퇴근 같은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언제든 아웃도어 어드벤처를 즐길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GR 스포츠’ 트림의 경우 매우 파워풀하고 경쾌한 주행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러한 차량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파워트레인이 이 차의 매력을 가장 잘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PHEV 모델의 경우 연비와 환경 성능, 실용성은 물론 장거리 드라이브와 주행 성능까지 모든 요소를 높은 수준에서 충족하는 파워트레인이다. 물론 토요타 역시 전기차(BEV)의 장점까지 포함해 멀티 패스웨이를 주장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전기차의 장점을 극대화한 새로운 모델도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A. 우리가 소위 ‘하이브리드 맛집’, ‘PHEV 맛집’이 된 것 같다. 전기차도 좋은 대안이지만 PHEV 역시 전동화 모델로서 훌륭한 선택지다. 신형 RAV4 PHEV는 전기 주행(EV 모드)만으로 최대 77km를 달성했다. 서울·경기 지역의 평균 출퇴근 거리가 20~30km인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에 딱 두 번만 충전해도 일상적인 주행은 주유 없이 전기로만 소화할 수 있다. 최근 충전 인프라가 많이 확충되었고, 이번 모델에는 DC 급속 충전 기능까지 탑재되어 장거리 주행 시에도 전기차의 감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Q. 이번 6세대 올 뉴 RAV4로 진화하면서 PHEV 시스템도 6세대로 변경되어 처음 적용된 것으로 안다. 기존 PHEV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단순히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고 성능이 강화된 것 외에 기술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개선점이 있었나?
A. 크게 두 가지 기술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배터리다. 기존의 18.1kWh 용량에서 이번 신형은 22.7kWh(국내 인증 기준 22.68kWh)로 대폭 늘어났다. 두 번째는 새롭게 개발한 e-Axle과 파워 컨트롤 유닛(PCU)이다.
흔히 순수 전기차 기술에 사용되는 SiC(실리콘 카바이드) 반도체를 적용하여, 대용량 전류를 매우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배터리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총 출력을 329마력까지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유닛 자체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다. 유닛이 소형화되면서 패키징이 한결 수월해졌고, 덕분에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DC 급속 충전 모듈을 차량 후방이 아닌 엔진룸 내부에 안정적으로 장착할 수 있었다. 이것이 이번 신형 PHEV의 핵심적인 기술적 특징이다.
Q.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나 커넥티드 기능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토요타의 SDV 전환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오늘 발표에서 언급된 ‘아린(Arene) 플랫폼’이 기존 모델들과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OTA나 디지털 키 같은 대표적인 커넥티드 기능이 신형 RAV4에도 적용되는지, RAV4만의 커넥티드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토요타가 말하는 SDV란 단순한 디지털 기능의 추가를 넘어, 고객에게 안전하고 편리하게 진화된 형태의 선진 첨단 기술을 차량 경험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심에 있는 ‘아린(Arene)’ 플랫폼은 우븐 바이 토요타(Woven by Toyota)와 함께 개발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표준화된 툴의 기능. 둘째, 소프트웨어를 차량 하드웨어와 분리해 가상 환경에서 평가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환경 제공. 셋째, 차량으로부터 보내지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능이다. 이 플랫폼을 이번 신형 RAV4의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 및 멀티미디어 개발에 적용했다. 특히 TSS의 경우 실제 도로가 아닌 고도화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위험 상황을 평가하고 개선하여 안전 기능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했다. 또한, 고객 동의하에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인포테인먼트나 안전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OTA)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A. 아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 환경에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LG유플러스 및 토요타 커넥티드와 손잡고 한국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새로운 커넥티드 서비스가 RAV4에 처음으로 탑재되었다. 한국 전용 콘텐츠인 '토요타 TV'나 '에센셜' 등 다채로운 미디어 콘텐츠가 새롭게 추가되어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시 긴급 통보 및 서비스 대응 등 긴급 연계 서비스도 제공하며, 현장 오퍼레이션 단계까지 일관되고 신뢰성 있는 서비스를 누리실 수 있도록 체제를 구축했다.
A. 지난주 전국 딜러의 영업사원(SC) 및 서비스 테크니션을 대상으로 사전 시승회를 진행했는데, 새로운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가 현장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늘 이 자리에는 협력사인 LG유플러스의 임장혁 전무님도 참석해 계신데, 약 6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LG유플러스의 강력한 디지털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출시될 신차에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차 안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즐길 거리가 넘치는 공간’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다.
Q. 오늘 차량 소개 중 RAV4 전용 액세서리와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이 대거 적용되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순정 파츠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으로 이해된다. 최근 한국토요타가 국내 모터스포츠에 기여하면서 GR(가주 레이싱)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전용 액세서리 및 퍼포먼스 파츠의 국내 공식 판매 계획은 어떻게 되나?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 보증(A/S) 체계, 그리고 튜닝 시장의 확장성에 대한 견해도 듣고 싶다.
A. 최근 한국 사회가 고도로 다양해지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2023년 콘야마 사장 부임 이후 사내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바로 대수(판매량) 경쟁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디스팅티브(Distinctive) 전략’이었고, 그 고민이 자연스럽게 액세서리 사업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차량 트림을 나누는 것을 넘어, 글로벌 소싱(미국, 대만, 중국 등 본사 네트워크)을 통해 국내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파츠를 도입하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왔다.
현재 에어로 파츠뿐만 아니라 주행 성능을 높여주는 퍼포먼스 파츠 도입도 전적으로 검토 및 준비 중이다. 가격의 경우, 국내 독자 개발은 시장 규모상 한계가 있어 해외에서 검증된 파츠를 소싱하되, 본사 및 현지 디스트리뷰터와의 협조를 통해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보증의 경우 공식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책임을 다할 것이며, 파츠 장착 후 최소 1년 수준의 보증 범위를 고려하고 있다. 자동차의 몇 가지 트림만으로는 고객의 개성을 다 담을 수 없다. 액세서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사내에서도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는 만큼 향후 큰 확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Q. 최근 토요타가 가주 레이싱(GR)을 앞세워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신형 RAV4에 추가된 ‘GR 스포츠’ 트림은 단순한 디자인 패키지가 아니라 차량 설계 일부까지 다르게 했다고 들었는데, 핸들링, 밸런스, 동력 성능 중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었나? 또한 GR 브랜드 라인업을 RAV4 외에 다른 차종으로도 확대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번에 선보인 ‘GR 스포츠’는 RAV4 기본 모델 개발 단계부터 동시에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GR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성능 베이스는 기본형 RAV4에도 일정 부분 녹아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GR 멤버들이 가장 집중했던 핵심 가치는 바로 ‘운전의 즐거움(Fun to Drive)’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핸들링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적으로는 차량의 강성과 감성을 보강하기 위해 전용 강화 부품을 추가했고, 차체 곳곳에 전용 댐퍼를 장착해 거동을 정교하게 제어했다. 공력(에어로다이내믹) 파츠 역시 차량 전반에 걸쳐 새롭게 설계했다. 특히 스포츠 모드 선택 시, 일반 모델과 완전히 차별화된 날카로운 엑셀 응답성과 핸들링 피드백을 느낄 수 있도록 특별한 튜닝을 거쳤다. 시승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스포츠 모드’로 주행해 보시길 권장한다.
A. 최근 국내에서도 르망 24시 등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기사로 많이 다루어 주시고 성원해 주신다면 한국 고객들이 원하는 멋진 GR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하겠다. 오늘 이 자리에서 향후 라인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다 밝히지 못하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Q. 최근 경쟁 일본 브랜드인 혼다자동차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사업을 철수(2026년 말 철수 예정 공식화)하면서 일본 브랜드의 국내 생존 마케팅과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토요타 역시 과거 불매운동과 코로나를 겪으며 판매량이 감소했고, 최근 렉서스는 회복세인 반면 토요타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는 시선이 있다. 토요타만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가? 또한 가격과 관련해 현재 고환율 기조 속에서도 미국 시장 가격(PHEV XSE 기준 약 7,300만~7,500만 원대) 대비 국내 출시 가격(6,100만 원대)이 1,200만~1,400만 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되었는데, 이러한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A. 토요타와 렉서스 모두에게 있어 한국은 대단히 첨단적이고 격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이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토요타 글로벌 전체에 스스로를 단련할 수 있는 큰 기회다. LG유플러스 등 우수한 한국 기업과의 협업은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토요타의 기술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토요타 브랜드의 경쟁력은 앞서 강 부사장이 언급했듯, 단순히 많이 파는 대수 경쟁을 지양하고 토요타만이 줄 수 있는 ‘가장 독창적인 가치(Distinctive Value)’에 집중하는 데 있다. 이는 상품뿐만 아니라 판매점을 통한 서비스, 고객 경험 전체를 아우른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 고객들에게 “한국에 토요타라는 선택지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신뢰를 얻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열린 현대차 N 브랜드와 토요타 GR의 합동 행사 당시, 토요다 아키오 회장께서 나에게 준 메시지가 있다. “한국에서 토요타는 거대한 존재가 아니라 작은 존재다. 그러니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에게 정성으로 다가가 미소를 얻어라. 당신을 평가하는 유일한 KPI는 ‘고객 미소의 숫자’다.” 이 말씀처럼 내년 이후로도 GR 브랜드를 포함해 더욱 차별화된 모델과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것이다.
가격의 경우, 국가별 세제 혜택, 의무 탑재 사양, 전용 개발 여부 등 각국 시장의 사정에 따라 적정 가격을 설정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 보통 신차가 나오면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데, 이번에는 다행히 저렴하게 잘 나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만큼 한국 시장과 고객들을 위해 다각도로 고심한 결과이며, 한국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Q.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은 하이브리드(HEV)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선택할 수 있는 모델도 제한적이다. 국내 PHE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또한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올 뉴 RAV4의 사전 계약 실적 중 HEV와 PHEV의 실제 선택 비중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국내 EV 시장이 일종의 캐즘(Chasm)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주거 및 충전 환경에 따른 제약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단 하나의 메인 파워트레인에 올인하기보다는, 여러 대안을 동시에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 접근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확신한다. PHEV는 순수 전기차를 타고 싶지만 충전 불안감이나 인프라 한계로 주저하는 고객들에게 완벽한 가교이자 솔루션이 될 수 있으며, 여전히 시장성은 충분하다.
현재 토요타가 국내에 판매 중인 다른 PHEV 모델들의 판매 비중을 보면 하이브리드 대비 PHEV가 약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신형 RAV4 역시 정식 출시 전 사전 계약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계약 건수 중 PHEV 모델이 약 30%의 비중을 정확히 차지하고 있다. 시장의 우려에 비해 초기 현장 반응과 고객 피드백이 매우 긍정적이다. 본격적인 미디어 시승회 이후 차량의 강력한 상품성이 입증되면 계약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국내 물량을 더 확보하기 위해 본사에 강력히 어필해야 할 상황을 기분 좋게 준비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