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너지·광물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전 세계 전기차(BEV·PHEV) 판매는 180만 대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 전월 대비 7% 증가한 수치로, 올해 상반기 누계 판매는 총 750만 대에 달해 전년 대비 0.9%의 미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체적인 수치와 달리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유럽 시장은 강력한 보조금 지원과 고유가 기조에 힘입어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국 내 내수 침체 압박을 해외 수출로 돌파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연방 보조금 폐지와 정책 지원 약화로 인해 심각한 역성장 늪에 빠져들었다.
유럽은 올해 가장 독보적인 성과를 내며 글로벌 전동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의 5월 전기차 판매량은 42만 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올해 누계 판매는 200만 대를 돌파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 지속과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전기차의 구매 매력을 높였다.
특히 유럽연합의 고율 관세 폭탄과 현지 생산 우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영국의 신규 전기차 판매 중 중국산 비중은 32%에 달했으며 독일 14%, 프랑스 10% 등이었다.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중국 업체들과 유럽 현지 제조사 간의 합작 및 거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하반기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중국 리프모터의 컴팩트 EV인 B10 생산을 확정했으며 동펑자동차의 현지 위탁 생산도 검토 중이다. 포드는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일부 매각을 두고 지리자동차와 협상 중이다.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MG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연산 12만 대 규모의 스페인 신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BYD도 올해 말 헝가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내수 진작에 어려움이 있으나 역대급 수출 실적으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중국의 5월 국내 판매는 99만 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1% 반등했으나, 올해 누적 기준으로눈 15% 감소한 390만 대였다. 반면 중국의 5월 신에너지차 수출은 45만 대에 육박하며 월간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BYD가 수출 전반을 견인하는 가운데 체리자동차와 지리자동차가 뒤를 이었으며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도 수출 물량에 크게 기여했다.
북미 시장은 전동화 도입 압박이 거세게 후퇴하며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북미의 5월 전기차 판매는 26% 감소한 12만 대에 그쳤다. 연초 대비 누계 판매도 25% 감소한 58만 대였다. 완성차 업체들의 연이은 EV 계획 철회와 더불어 지난해 9월 미국 전기차 세액공제(IRA) 혜택이 사실상 폐지되거나 축소된 점, 그리고 대선을 앞두고 정책적 지원 동력이 약화된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이러한 북미 시장의 공백을 틈타 중국 업체들은 우회로인 캐나다 시장으로 타깃을 돌리고 있다.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4만 9,000대 규모의 저관세 쿼터 협정을 도입하자, BYD는 올해 말까지 캐나다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캘거리 등 캐나다 주요 대도시에 20개 이상의 딜러 네트워크를 연내 구축하고 아토3, 실, 돌핀, 시걸 등 핵심 라인업을 대거 투입해 북미 대륙의 전동화 틈새시장을 파고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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