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가 오늘(17일) 2일 차를 맞았다.
이날 현장에서는 '스팀 데이터로 읽는 유저와 시장'을 주제로 넥슨코리아의 서순기 팀장이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잠재 이용자를 찾고, 타깃팅 전략을 수립하는 방법을 분석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서순기 팀장은 발표에 앞서 글로벌 시장 분석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자사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용자의 취향과 행동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이용자가 가장 많고 리뷰, 동시 접속자 수(CCU), 플레이 타임 등 다양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스팀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발표의 첫 번째 주제는 '런칭 후에는 늦다'였다. 서 팀장은 스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출시 직후 평가가 크게 무너진 게임 가운데 이후 추천율을 대폭 끌어올린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출시 후 한 달 추천율이 50% 미만이었던 게임 중 이후 70% 이상으로 회복한 게임은 전체의 1.6% 수준에 불과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출시 1년 동안 작성된 리뷰의 절반 이상이 출시 첫 달에 집중됐으며, 시간이 지나도 추천율 변화는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 번 굳어진 첫인상을 뒤집기는 매우 어렵다"며 게임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출시 이전 단계에서 상당 부분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스팀 플레이테스트 데이터도 분석했다. 그 결과 플레이테스트 당시 추천율과 출시 후 첫 달 추천율의 상관계수는 0.77에 달했다. 서 팀장은 이를 "모의고사와 수능의 관계"에 비유하며 플레이테스트 단계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출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 구조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서 팀장은 스팀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들은 생각보다 새로운 게임으로 쉽게 이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용자들이 즐기던 게임의 75%는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 유지됐으며,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 메인 게임 역시 3명 중 2명이 바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5년 한 해 동안 스팀에 2만 개가 넘는 신작이 출시됐지만 절반 가까운 게임이 리뷰조차 남기지 못했고, 전체 플레이 시간 가운데 신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2017년 이전 출시된 게임들이 전체 플레이 시간의 40%를 차지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보수적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잠재 이용자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넥슨은 스팀 태그를 활용한 분석 체계를 구축했다. 슈터 장르 게임 500여 종의 태그를 수집해 비슷한 성향의 게임을 군집화하고, 이를 통해 특정 게임이 어느 시장에 속해 있는지 분석하는 방식이다. 현재 개발 중인 '낙원'의 경우 분석 결과 익스트랙션 슈터 군집에 가장 가깝게 나타났으며, 실제 스팀이 추천하는 유사 게임 목록과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고 소개했다.
출시 이후에는 실제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활용했다. 함께 플레이하는 게임을 기준으로 이용자군을 묶어보니 슈터 시장은 크게 6개 클러스터로 나뉘었으며, 이를 통해 실제 경쟁작과 잠재 이용자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대표 사례로는 '아크 레이더스' 테스트 참가자 분석이 소개됐다. 참가자들의 출신 게임을 조사한 결과 CS2, 마블 라이벌스, 더 파이널스, 헬다이버스2 등의 이용자가 다수 유입됐으며, 특히 더 파이널스와 헬다이버스2 이용자들이 높은 정착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단순히 장르가 비슷한 게임보다 이용자가 느끼는 경험과 재미 요소가 유사한 게임이 더 중요한 경쟁작이라는 분석이다.
부정 리뷰를 활용한 개선 사례도 공개됐다. 넥슨은 '낙원'의 프리 알파 테스트와 경쟁작인 '미드나잇 워커스'의 부정 리뷰를 함께 분석했으며, 양측에서 공통적으로 '캐릭터 움직임이 답답하다'는 의견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이동 속도와 파쿠르 동작 등을 개선한 결과 플레이테스트 추천율은 69%에서 83%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정 리뷰를 단순히 불만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서 팀장은 비추천을 남긴 뒤에도 게임을 계속 즐기는 이용자와 비추천 후 떠난 이용자를 구분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는 라이브 서비스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이용자층이며, 후자는 신규 이용자가 왜 초반에 이탈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데이터라는 설명이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서 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용자를 만족시키려 하기보다 우리 게임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이용자를 먼저 찾아야 한다"며 "데이터는 그 이용자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