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 속에서 한국과 대만이 AI 하드웨어 호황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6월 18일, 스마트폰 시대에 중국 하드웨어 산업의 성장을 도왔던 한국과 대만의 기술기업들이 AI 붐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수출 규제가 중국을 밀어내면서 두 나라가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과 대만은 AI에 필수적인 첨단 칩,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를 수출하며 가장 가시적인 승자로 꼽힌다. AI 연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의 공급을 두 나라가 사실상 장악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증시도 이를 반영한다. AI 붐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판도를 흔들면서 대만과 한국 증시가 유럽 국가들을 앞질렀다. 대만 증시는 시가총액 약 4조 3천억 달러로, 유럽 최대 시장인 영국을 넘어섰고, TSMC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100곳 가운데 9위에 올랐다. TSMC의 시가총액은 3월 31일 기준 전년 대비 101% 급증한 약 1조 4,2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수출 통제가 글로벌 공급망의 무게중심을 재편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중국을 겨냥한 규제가 역설적으로 한국·대만 기업에 반사이익을 안기는 구도가 됐다. 다만 이런 호황이 외부 정책 변수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안고 있다. 미·중 관계의 변화나 규제 방향의 전환에 따라 수혜의 지속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이 미국 기조에 맞춰 대중국 AI 칩 수출 규제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이런 지정학적 긴장을 반영한다.
AI 하드웨어 경쟁은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의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어느 나라가 첨단 칩을 만드느냐에 더해, 어디로 팔 수 있느냐가 산업 지형을 가르는 변수가 됐다. 한국과 대만이 누리는 호황은 견고한 제조 역량에 기반하지만, 그 위에 놓인 규제 환경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변수로 남는다.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특정 정책 국면에 기댄 수혜를 넘어, 기술 우위 자체를 굳히는 전략이 요구된다.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기회이자 과제로 남는다. AI 메모리 수요 급증은 분명한 호재지만, 수혜가 외부 규제에 좌우되는 구조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미국의 정책 방향이 바뀌거나 중국이 자체 공급망을 키우면 수혜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 호황기에 벌어들인 자원을 차세대 기술 개발과 공급망 안정에 재투자해, 정책 변수에 휘둘리지 않는 경쟁력을 다지는 일이 관건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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