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세계 자동차 조화 표준 포럼(WP29)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자율주행 레벨 4 차량에 대한 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국제 안전 기준안을 채택한다. 이번 법안은 이르면 오는 2027년 1월부터 공식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속도로에 국한됐던 기존 기준을 넘어 일반 도로까지 아우르는 최초의 범세계적 규제 프레임워크가 될 전망이다.
이번 국제 표준의 가장 핵심적인 평가 축은 자율주행 시스템이 특정 운전 조건(ODD) 내에서 유능하고 주의 깊은 숙련된 인간 운전자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엔은 사고 제로라는 비현실적인 수치적 목표를 강제하는 대신, 복잡한 도로 환경에서 베테랑 운전자만큼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현실적인 기준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제조사는 교통 규칙 준수는 물론, 시스템 오작동이나 고장 발생 시 스스로 안전하게 갓길 등에 정지할 수 있는 위험 최소화 조치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승인을 위해 기업들은 설계 단계부터 위험을 식별하고 완화했음을 증명하는 안전 사례 논거와 안전관리시스템 인증 증거를 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차량 출시 후에도 사고나 오작동 등 심각한 결함이 발생하면 즉시 보고하고 지속해서 운행 상태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진다.
유엔 기준의 도입은 글로벌 자율주행차 수출 전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유엔 협정에 참여 중인 한국, 일본, 영국, 유럽연합 등 약 70개 회원국 간에는 제조국에서 안전성이 확인되면 별도의 추가 승인 없이 교차 판매가 가능한 상호인증 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은 복잡한 국가별 인증 절차를 건너뛰고 대량 생산과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반면 표준화 작업에는 참여했으나 상호인증 체계에는 가입하지 않은 미국, 중국, 인도의 경우, 해당 국가로 차량을 수출할 때 이전과 마찬가지로 현지 당국의 별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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