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지난 12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약 13%에 해당하는 2만1천여 명을 줄였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오라클은 감원 사유로 “AI 기술의 도입과 배치”를 직접 명시했다. 실적이 줄지 않은 상태로 대규모 인력을 정리하면서 ‘AI’를 공식 사유로 든 보기 드문 빅테크 사례다.
수치를 보면 변화의 폭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정규직 인력은 1년 전 16만2천 명에서 2026년 5월 기준 14만1천 명으로 줄었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비용은 18억 달러(약 2조7천억원)로, 전년의 3억7,400만 달러에서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557억 달러로 전년 212억 달러 대비 162% 증가했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면서 동시에 사람을 줄이는 구도가 뚜렷하다.
부문별로는 영업·마케팅 인력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약 3만1천 명에서 2만5천 명으로 6천 명가량, 비율로는 19% 줄었다. 오라클은 앞서 3월 투자자들의 압박 속에서 인력 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막대한 부채를 끌어다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가운데 비용 부담이 커지자, 사람을 줄여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내부 AI 배치가 확대됨에 따라 추가 감원이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라클의 발표는 올해 이어진 ‘AI발 감원’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여러 기술 기업이 기록적인 이익을 내면서도 AI를 이유로 인력을 줄이고 있어, AI가 정말 일자리를 대체하는지 아니면 과잉 고용을 정리하는 명분인지를 두고 논쟁이 일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회사 현금흐름을 빠르게 빨아들이는 상황도 감원 압력을 키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AI 관련 부채 발행이 5,7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빚을 내 짓는 투자의 회수 부담이 인력 비용 절감으로 옮겨가고 있다.
AI가 성장의 동력이자 동시에 감원의 명분으로 제시되면서, 이를 둘러싼 노동시장 논쟁도 커지고 있다. AI를 명시적 사유로 든 만큼 다른 기업들의 인력 운용 메시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OCI) 사업을 키우며 엔비디아 GPU 확보와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다. 설비투자가 1년 새 162% 뛴 배경에는 이런 AI 클라우드 확장이 있다. 늘어난 투자비를 매출이 아직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는 구간에서,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을 맞추려는 압력이 커진 것이다. 다만 핵심 엔지니어가 아니라 영업·지원 인력이 주로 줄었다는 점에서, AI가 당장 개발 업무를 대체했다기보다 비용 구조를 재편한 성격이 강하다.
자세한 내용은 CNB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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