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향후 5년간 약 2조 위안(약 453조원)을 투입해 전국 단위의 AI 데이터센터 그리드를 구축하는 초안을 마련했다. 22일(현지시간) 톰스하드웨어 등에 따르면, 이 계획은 핵심 기술의 80% 이상을 화웨이 등 자국 공급사로 채우도록 명시했다. 사실상 엔비디아와 AMD를 세계 최대 규모의 신규 컴퓨팅 조달에서 빼는 구상이다.
설계는 국가 차원에서 이뤄진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전체 그물망의 청사진을 그리고,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이 대부분의 시설을 운영하며 2028년까지 단일 컴퓨팅 그리드로 연결한다. 재원은 국채와 초장기 특별국채에 크게 의존한다. 전력망 업그레이드까지 더하면 총소요 자본은 5조 위안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590억 달러 규모의 국가 주도 투자다.
이 계획은 민간 자본이 아니라 국가 자본이라는 점에서 미국 빅테크의 투자와 다르게 작동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AI 설비투자를 1,900억 달러로, 구글이 1,750억~1,850억 달러로 잡은 것과 견주면 연 단위 규모는 작지만, 국가가 직접 끌고 가는 만큼 회수 시점과 위험을 감내하는 기준이 다르다. 이번 발표는 미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에 수출통제를 건 지 열흘여 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색채가 짙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관련 내용이 처음 보도된 날 엔비디아 주가는 2.4%, AMD는 4% 내렸다. 다만 자립의 현실적 장벽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는 지난해 약 81만2천 개의 칩을 출하했고 2026년 프로세서 매출은 약 120억 달러로 전망되지만, 자체 공급망은 이미 빠듯한 생산 속도를 따라가기 버겁다. TSMC의 3나노 공정,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첨단 HBM3·HBM3e 생산 능력은 단기간에 국내에서 대체하기 어렵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는 7나노에서 5나노급으로 공정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번 구상은 미·중 반도체 디커플링을 한층 가속한다. 한국 메모리 업계로서는 단기적으로 첨단 HBM 수요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자립 가속이라는 위험이 함께 커진다. 거대한 내수 조달을 국산 칩으로 채우려는 시도가 어디까지 현실화될지가 글로벌 공급망의 향방을 가를 변수다.
특히 HBM은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이라, 중국이 단기간에 자급하기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가 당분간 협상력을 지켜 줄 여지가 있다. 결국 이번 계획의 성패는 ‘돈’보다 ‘첨단 공정과 메모리를 얼마나 빨리 국산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자세한 내용은 톰스하드웨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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