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ATL이 전고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에 대량으로 채택되기까지는 아직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며, 초기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자동차 플랫폼에만 제한적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고 카뉴스차이나 등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핵심적인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되어야 하며, 까다로운 제조 공정 매개변수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디.
이에 따라 오는 2030년 이전에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대량 양산 및 대중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초기 양산 제품의 경우 배터리 단가가 매우 높아 최소 25만 위안(약 3만 2,000유로) 이상의 고급 차량 라인업에만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ATL은 자사의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총 9단계로 구성된 기술준비수준 척도 중 현재 4단계에 머물러 있고 밝혔다. 이는 전고체 기술이 아직 대규모 양산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실험실 내부 검증 및 프로토타입 엔지니어링 개발 단계에 갇혀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CATL은 지난 수년간 연구를 지속해 온 만큼, 오는 2027년까지 기술준비수준을 7~8단계로 끌어올려 최초의 소량 파일럿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단기 목표는 유지하고 있다.
CATL은 현재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온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대기 중의 수분과 반응해 독성 가스를 발생시키거나 소재 자체가 불안정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CATL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적 안정성이 우수한 불소 함유 리튬염 코팅 기술을 도입, 황화물 전해질과 반응해 양극 표면에 플루오라이드 리튬 보호막을 형성하는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개발 중이다. 현재 파일럿 라인에서 에너지 밀도 500Wh/kg 수준의 셀을 시험 생산 중이며, 전기차 장착을 위해 기존 20Ah 수준의 샘플을 60Ah급 차량용 프로토타입으로 확대하는 공정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경제성이다.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과 핵심 황화물 전해질 원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만 수조 원의 누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황화물계 전고체 셀의 제조 비용은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최소 3배에서 5배 이상 비싸다.
이 때문에 CATL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 LFP 및 차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로 가성비 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를 방어하고, 전고체 배터리는 최고급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 국면에서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4년 초 중국 정부의 주도로 설립된 중국 전고체배터리 공동혁신 플랫폼 컨소시엄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CATL을 필두로 CALB, 고션하이테크, EVE에너지, 에스볼트, 그리고 BYD의 배터리 자회사인 핀드림스 등 시장에서 치열하게 점유율 싸움을 벌이던 경쟁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니오 등 민간 완성차 업체와 국영 자동차 제조사, 정부 산하 영향력 있는 기금 및 학계가 모두 결집했다. 중국은 국가 지원을 통해 기초 과학 연구부터 핵심 소재 국산화, 전고체 전기차의 공동 개발 및 생산, 전용 부품 공급망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2030년 글로벌 전고체 시장 주도권 장악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CATL은 올해 1분기 순이익에서 BYD와 지리, 체리 등 중국 주요 완성차 업체 7개사의 합산 이익을 넘어서는 재무 실적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 주주 귀속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5% 급증한 207억 위안(약 30억 6천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CATL은 강력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중국 전역에 배터리 교체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생태계 주도권을 굳히고 있다.
지금 CATL 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 매출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50%로 확대할 전망이다. 케빈 탄 CATL 유럽 ESS 부문 책임자는 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태양광 발전 관련 회의에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업 구조 다변화 전략을 공유했다. 현재 25% 수준인 ESS 매출 비중을 배로 늘려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다듬겠다는 구상이다.
ESS 사업은 5년 전만 해도 전체 배터리 매출의 2%에 불과했으나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1년 설립된 CATL은 본래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를 전문으로 성장해 왔으며 여전히 해당 분야가 전체 매출의 4분의 3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해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변하는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ESS용 배터리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늘어날수록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에너지 저장 장치 도입은 필수적인 흐름으로 연결된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CATL의 3대 ESS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는 전력망 혼잡 구간을 중심으로 다각적인 투자가 진행 중이다. 현지 고객들은 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시스템이나 계통 연계형 전력 저장 장치 모두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CATL은 이미 독일과 헝가리에 대규모 제조 거점을 확보해 가동 중이다. 스페인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그룹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사업을 통해 신규 공장 건설에 본격 착수하며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사업 분야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부품 현지 조달 등 까다로운 규제 요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다만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채산성을 확보하는 문제는 에너지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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