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력 시장에서 태양광이 역사상 처음으로 석탄 화력 발전량을 앞지르는 대전환이 일어났다. 기후 변화 대응을 넘어 경제적 실리가 청정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책적 역풍 속에서도 재생에너지의 성장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미국 내 유틸리티 태양광 발전소는 전체 국가 전력의 12.8%를 생산했다. 반면 전통적인 주력 전력원이었던 석탄 화력 발전의 비중은 12.2%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2021년 5월 당시 미국 발전량에서 석탄이 약 20%를 차지하고 태양광은 5.4%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5년 만에 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여기에 뉴멕시코주에 건설된 미국 최대 규모의 3.7GW급 선지아 풍력 발전소가 최근 본격적인 상업 가동을 시작하는 등 대형 신규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전력망에 연결되고 있어 재생에너지의 점유율은 더욱 가파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태양광의 돌풍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의 청정 전력 인센티브를 축소하고 석탄 등 탄소 기반 에너지를 재차 옹호하는 정책 기조를 펴는 가운데 달성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재생에너지로 쏠리는 이유는 대형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의 급격한 기술 발전과 단가 하락 덕분이다.
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미국 전력망에 새롭게 추가된 신규 발전 설비 중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 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0% 이상을 기록했다. 화석연료 기반 발전소의 신규 진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주별로는 캘리포니아주가 이러한 청정 에너지 전환을 최선두에서 견인하고 있다. 전국적인 석탄 추월에 앞서 캘리포니아에서는 올해 태양광 발전이 미국 최대 전력원인 천연가스마저 제치고 제1의 에너지원으로 등극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캘리포니아 독립시스템운용기구 관할 구역 내 태양광 발전량은 2024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반면, 천연가스 발전량은 무려 60%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첫 5개월 동안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이 천연가스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했다.
미국 내 천연가스 공급이 매우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역전 현상이 일어난 원인으로 발전 단가와 인프라 구축 속도의 차이를 꼽고 있다. 천연가스 발전소의 경우 새로운 가스 터빈을 도입하고 전력망에 연계하기 위해 유틸리티 기업들이 수년 동안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할 정도로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반면 기술 고도화가 이루어진 태양광 및 배터리 시스템은 설치에 필요한 초기 비용과 공사 기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압도적인 투자 효율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환경운동가들이 유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외쳐온 청정 에너지 전환이, 이제는 시장 논리에 따른 강력한 경제적 이익에 힘입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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