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승용차는 폐차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지구 둘레 5바퀴 이상을 달리고, 차량 2대 중 1대는 20만 km 넘게 주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와 등록 자동차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CL M&S가 공동으로 진행한 분석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최초 등록되어 2025년 등록 말소된 국산 및 수입 승용차 47만 2,665대의 평균 주행거리는 21만 3,858km로 집계됐다. 전체 분석 대상 차량 중 누적 주행거리 20만 km를 넘긴 비율도 51.7%로 과반을 기록했다.
차급 클수록 주행거리 증가…대형과 경형 차이 10만 km 달해
차급별로 살펴보면 차체 크기와 차량 가격이 높을수록 주행거리가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20만 km 이상 주행한 비율은 경형이 18.3%, 소형이 29.0%에 머물렀으나 준중형 43.6%, 중형 58.4%로 급격히 상승했다. 준대형과 대형은 각각 64.3%, 68.7%를 기록하며 10대 중 6~7대꼴로 20만 km를 넘겼다. 특히 대형차의 평균 주행거리는 24만 7,207km로 경형차보다 10만 km 가까이 더 달린 후 수명을 다했다.
연료별 LPG·경유 강세, 보디 타입은 SUV가 세단 압도
연료 타입별 20만 km 초과 비율은 LPG가 70.9%로 가장 높았고 경유가 63.6%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하이브리드 56.5%, 휘발유 38.3%, 전기차 17.2% 순으로 나타났다. 유류비 부담이 적은 연료 타입일수록 장거리 운행에 자주 활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기차의 주행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난 점은 기계적 내구성보다는 본격적인 시장 보급 시기가 비교적 늦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보디 타입별 비교에서는 SUV가 평균 주행거리 23만 4,804km, 20만 km 초과 비율 63.3%를 기록하며 세단(20만 3,626km, 46.0%)을 크게 앞질렀다. 레저와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탄탄한 차체 구조와 더불어 주행거리가 긴 준대형·대형 크기와 경유 모델이 SUV 라인업에 집중된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국산·수입차 내구성 차이 미미…소비자 선택의 새 지표
원산지별 분석에서는 국산차의 20만 km 초과 비율이 51.8%(평균 21만 4,104km), 수입차가 50.5%(평균 21만 153km)로 조사되어 통념과 달리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수입차의 경우 높은 사후서비스(AS) 비용과 부품 조달 부담으로 인해 국산차보다 다소 이른 시점에 폐차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단순한 기계적 내구성의 우열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차량의 생애 주행거리는 기계적 성능을 넘어 운전자의 성향과 주행 환경,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종합 지표다. 자동차 내구성이 상향 평준화된 현재, 이러한 주행 데이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운행 목적에 맞는 최적의 차량을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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