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 이하 GMR)이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인 ‘르망 24시간(24 Heures du Mans)’ 데뷔전에서 의미 있는 완주 성과를 거두었다. 이 기록의 배경에는 단순한 머신 성능을 넘어, 서킷 뒤편에서 묵묵히 레이스를 뒷받침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수소 물류 기술과 첨단 로보틱스 솔루션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지난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라 사르트 서킷(Circuit de la Sarthe)에서 열린 제94회 르망 24시간 레이스의 최상위 등급인 ‘하이퍼카(Hypercar)’ 클래스에 출전했다. 대한민국 제조사 최초로 독자 개발한 V8 3.2L 터보 엔진 기반의 'GMR-001' 하이퍼카 #19 차량은 두 차례의 엔진 정지 위기를 극복하고 24시간의 사투 끝에 총 372랩(약 5,068km)을 소화하며 최종 13위로 체커기를 받았다. 경기 초반 탑10 진입 및 하이퍼폴(Hyperpole) 진출 등 매서운 속도를 증명한 데 이어, 첫 출전에 완주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 확실한 도장을 찍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인프라, 친환경 모터스포츠 물류 실현
방대한 규모의 테스트 장비, 예비 부품, 정밀 엔지니어링 기기를 서킷으로 이동시켜야 하는 내구 레이스 특성상 물류 인프라는 팀의 명줄을 쥐고 있는 핵심 요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무대에 친환경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을 탑재한 대형 상용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을 전격 투입했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 대형 트럭인 엑시언트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강점을 살려, GMR의 모든 물류 작업을 탄소 배출 없이 완벽하게 수행해 냈다. 현재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서 총 175대가 운행되며 내구성을 검증받은 엑시언트는 이번 르망 현장 지원을 통해 가혹한 모터스포츠 환경에서도 친환경 수소 물류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미케닉의 육체 피로 극복을 위한 히든카드
24시간 멈추지 않는 레이스에서 정비 인력(미케닉)의 컨디션 관리는 차량의 랩타임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다. GMR-001 하이퍼카의 타이어 1개 무게는 약 13kg에 달하며, 경기 중 차량당 최대 56개의 타이어와 무거운 중장비를 반복적으로 다뤄야 해 정비 인력의 근골격계 부담이 매우 높다.
현대차그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현장 미케닉들에게 지급했다. 상향 작업에 특화된 엑스블 숄더는 어깨 관절 부하를 최대 60%,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30% 수준까지 낮춰주어 타이어 상·하차와 피트스톱 과정에서 미케닉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는 전통적인 생산 라인을 넘어 역동적인 모터스포츠 현장까지 로보틱스 기술의 외연을 넓힌 핵심 사례로 평가받는다.
독립 제어 모빌리티 플랫폼, 제네시스 ‘박스 버기’ 콘셉트 눈길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진 서킷 밖 팬 빌리지와 경기장 곳곳에서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과 기술력을 응축한 ‘박스 버기(Box-Buggy)’ 콘셉트가 최초로 공개되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르망 24시간 현장에서 주요 VIP 의전을 담당한 박스 버기 콘셉트는 네 바퀴를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각 바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조향과 기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외관에는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Two Lines)’ 헤드램프 디자인 정체성과 높은 지상고를 적용해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서의 감성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사장은 “이번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첨단 기술을 투입해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했다”라며, “수소 기반 물류 시스템과 착용 로봇은 서킷 뒤편의 실무 역량을 증명했고, 박스 버기 콘셉트는 미래 물류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의 청사진을 제시한 혁신적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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