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소스 게임 엔진 고도 엔진이 AI가 만든 코드 기여에 강한 제동을 걸었다. AI가 작성한 코드를 사람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제출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를 검토해야 하는 관리자들의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이유다.
고도 엔진은 6월 3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기여 정책을 개정하고, AI 기반 코드 기여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는 외부 기여자가 기존 코드를 수정한 뒤, 이를 공식 코드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가 있다. 이를 풀 리퀘스트(코드 기여)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개발자가 “이 부분을 이렇게 고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수정안을 제출하고, 프로젝트 관리자가 이를 검토한 뒤 공식 버전에 반영할지 결정하는 방식이다.
제안이 들어오면 관리자와 검토자는 코드의 필요성, 안정성, 테스트 여부, 기존 기능과의 충돌 가능성 등을 확인한다. 이후 충분한 검토가 끝나면 해당 변경 사항을 공식 코드에 합친다. 이 과정을 병합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검토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코드 변경은 사소한 한 줄처럼 보여도 게임 엔진 내부의 여러 기능과 연결돼 있을 수 있다. 결국 검토자는 해당 코드가 실제로 필요한 변경인지, 기존 기능을 망가뜨리지 않는지, 작성자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까지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도 엔진은 최근 몇 년 동안 특히 신규 기여자의 풀 리퀘스트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검토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은 제한적이다. 여기에 AI가 만든 코드나 AI 에이전트가 제출한 기여까지 늘어나면서 병목 현상이 더 심해졌다는 것이 고도 엔진의 판단이다.
특히 AI를 사용한 기여의 경우 제출자가 코드를 이해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이 핵심이다. 사람이 직접 코드를 작성했다면, 검토자가 피드백을 줬을 때 문제를 이해하고 다시 고칠 수 있다. 이 과정은 신규 기여자가 성장해 향후 관리자나 검토자가 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반면 AI가 만든 코드를 그대로 제출한 경우, 제출자가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검토자가 설명해도 실제로 배우는 사람이 없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고 고칠 주체도 불분명해진다.
이에 따라 고도 엔진은 자율 AI 에이전트나 이른바 바이브 코딩 방식의 기여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실질적인 코드 조각을 생성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한다.
코드는 사람이 직접 작성해야 하고, AI 지원은 코드 자동 완성, 정규 표현식 작성, 찾기 및 바꾸기 같은 단순 작업에 한정된다. AI를 일부 활용했다면 풀 리퀘스트 논의 과정에서 그 사실도 밝혀야 한다.
소통 방식에도 제한이 생긴다. 고도 엔진은 이슈, 풀 리퀘스트, 제안 등 사람과 사람이 대화해야 하는 공간에서 AI가 생성한 문장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자들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검토와 답변을 해주는 상황에서, 상대가 기계가 만든 문장으로만 소통하는 것은 존중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다만 사람이 직접 작성한 원문을 기계 번역으로 옮기는 것은 계속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기여자에 대한 기준도 더 엄격해진다. 고도 엔진은 병합된 풀 리퀘스트가 3개 이하인 사람을 신규 기여자로 보고, 이들이 관리자의 명시적인 허가 없이 새로운 기능 추가나 대규모 리팩토링을 진행하는 것을 제한할 방침이다. 리팩토링은 겉으로 보이는 기능은 유지하면서 내부 코드를 정리하거나 개선하는 작업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예상치 못한 오류를 만들 수 있다. 고도 엔진은 신규 기여자가 먼저 버그 수정이나 문서 작업처럼 비교적 작은 작업을 통해 코드베이스를 익히고 관리자와 신뢰를 쌓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고도 엔진은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브로테이토’ 등 다양한 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오픈 소스 게임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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