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그룹 바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The Luxury Group by Marriott International)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소득층 Z세대 여행객의 럭셔리 여행 인식을 분석한 신규 보고서 ‘Z세대 신화를 넘어(Beyond The Gen Z Myth)’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Z세대를 단일한 소비층으로 규정하는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 개인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따라 럭셔리 여행의 의미가 다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사 대상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 한국,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8개 시장의 고소득층 여행객 2,800명이다. 이 가운데 18~29세 응답자는 1,200명이며, 각 시장 내 상위 10%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레저 여행객으로 구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럭셔리의 기준은 더 이상 나이, 소득, 세대와 같은 외적 조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여행자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여행을 통해 어떻게 회복하고 연결되는지가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소득층 Z세대, 여행 설계의 주체로 부상
고소득층 Z세대 여행객은 여행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설계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여행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일정을 스스로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동행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직계 가족과의 여행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51%로 집계됐으며, 소규모 그룹 여행 증가세도 17%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단체 여행보다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여행지 선택 기준에서는 현지 문화 몰입과 지역 커뮤니티 교류가 87%로 가장 높은 영향을 미쳤다. 미식 경험은 86%, 자연 접근성은 86%, 웰니스는 85%로 뒤를 이었다.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나 소비를 넘어 문화, 건강, 자연, 관계를 함께 고려하는 복합적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활용도 눈에 띈다. 응답자의 23%는 이미 여행 영감 탐색과 일정 계획에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Z세대 고소득 여행객이 기술을 여행 준비 과정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럭셔리를 바라보는 4가지 가치관
보고서는 고소득층 Z세대 여행객을 럭셔리 여행에 대한 가치관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정통 럭셔리 선호형(The Connoisseur Traditionalist)이다. 전체의 34%를 차지하는 이들은 브랜드 명성, 세심한 서비스, 장인정신 등 전통적인 럭셔리의 가치를 중시한다. 응답자의 91%는 브랜드 평판을 예약의 주요 기준으로 꼽았으며, 85%는 로열티 프로그램의 인정과 혜택을 중요하게 여겼다. 또한 66%는 출발 1~2개월 전 예약을 확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와 정교하게 설계된 여정을 선호하는 유형이다.
두 번째는 웰니스 투자형(The Future Proofer)이다.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이들은 여행을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과 균형을 위한 투자로 바라본다. 응답자의 97%는 숙박 중 웰니스 시설을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95%는 여행지 선택 시 자연과의 접근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57%는 웰니스 트리트먼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전체 Z세대 평균인 20%를 크게 웃돌았다.
세 번째는 조용한 럭셔리 추구형(The Quiet Luxurist)이다.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이들은 과잉 연결의 시대에 더 많은 접속보다 의도적인 단절을 선택한다. 응답자 전원은 여행 중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한다고 답했으며, 85%는 덜 알려진 여행지를 선호했다. 90%는 프라이빗 다이닝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들에게 럭셔리는 외부에 드러나는 과시가 아니라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함을 회복할 수 있는 자유에 가깝다.
네 번째는 문화 연결 추구형(The Cultural Reclaimer)이다. 전체의 16%를 차지하는 이들은 여행을 정체성, 가족, 문화 경험과 연결된 과정으로 바라본다. 응답자 모두가 가족 여행 계획에 참여하며, 65%는 여행 예산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 유산과 관련된 여행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응답도 50%로 전체 Z세대 평균인 33%를 웃돌았다. 이들은 사회적 과시보다 문화적 발견, 개인적 성장, 세대 간 유대에 가치를 둔다.
더 오래, 더 깊게 경험하는 럭셔리 여행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가 Z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럭셔리 여행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소득층 여행객은 더 자주 떠나기보다 한 번의 여정을 더 오래, 더 깊게 경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평균 해외 레저 여행 기간도 기존 7박에서 9박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럭셔리 여행의 경쟁력이 시설의 고급화나 브랜드의 상징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행자의 가치관과 감정적 회복, 문화적 몰입,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이 럭셔리 여행 선택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리올 몬탈(Oriol Montal)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 중화권 제외 럭셔리 부문 및 싱가포르 지역 총괄 부사장은 “오늘날 럭셔리는 더 이상 하나의 기준으로 정의되지 않고,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고소득층 Z세대 여행객은 의미와 웰빙, 진정성 있는 연결을 바탕으로 럭셔리 여행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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