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아틀라스 (현대차)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현대자동차가 FIFA 월드컵 2026 무대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전 세계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경기장 한복판에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공인구를 전달하고 축구 스타들의 세리머니까지 재현하며, 로보틱스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실제 환경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FIFA 월드컵 2026 16강전 하프타임 행사에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가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고 밝혔다.
아틀라스는 선수 입장 터널에서 등장해 관중을 향해 해리 케인, 엘링 홀란드, 마테우스 쿠냐, 손흥민 등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의 대표 세리머니를 차례로 선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심판에게 공인구를 전달하며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본전달 세리머니를 펼치는 아틀라스 (현대차)
이번 무대에 오른 아틀라스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된 차세대 개발형 모델이다. 당시에는 외형만 공개됐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실제 관중 앞에서 움직임을 시연한 것은 처음이다.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는 경기장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하며 실전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퍼포먼스에는 인간의 움직임을 로봇의 관절 구조에 맞게 변환하는 리타겟팅(Retargeting) 기술과 수천 차례의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강화학습, 몸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제어하는 전신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균형감 있는 보행과 자연스러운 동작, 연속적인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현대차는 이번 시연이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로보틱스의 활용 범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AI 기반 행동 제어 기술을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대규모 이벤트 운영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영국 해리케인의 세리머니 (현대차)
이번 퍼포먼스는 현대차가 1999년부터 이어온 FIFA 공식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진행 중인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Next Starts Now'의 핵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개막 전 공개된 '스쿨 오브 풋볼(School of Football)' 영상에서는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을 학습하는 과정을 담았고, 캠페인 메인 영상에서는 공을 들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통해 이번 퍼포먼스를 예고한 바 있다.
현대차는 7일 BBC와 공동 제작한 브랜디드 필름 '더 트레이닝 그라운드(The Training Ground)'도 공개한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는 월드컵 퍼포먼스 준비 과정과 기술 개발 과정, 로보틱스 비전을 구현하기 위한 여정이 담길 예정이다.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순간 (현대차)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 지성원 부사장은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무대를 통해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인간 중심의 로보틱스 기술을 다양한 일상과 산업 현장으로 확대해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행동정책 담당 알베르토 로드리게스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와 현대차, FIFA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로보틱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되는 AI 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됐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첨단 로보틱스의 가치와 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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