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POWER)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차량의 상품성 만족도를 평가하는 JD파워 '2026 APEAL 조사'에서 지난해 보다 한 계단씩 순위가 내려갔다. 대중 브랜드에서는 MINI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부문에서 제네시스도 포르쉐, 랜드로버, 캐딜락, BMW에 이어 5위권으로 밀려났다. 다만 모델별 평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이 BMW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개 차급에서 최고 모델을 배출하며 제품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JD파워가 발표한 '2026 미국 자동차 성능·실행·레이아웃(APEAL) 조사'는 차량을 구매한 지 90일이 지난 소비자 7만 8514명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주행 성능, 실내, 편의사양, 인포테인먼트 등 37개 항목에 대한 만족도를 10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초기 품질(IQS)이 '문제 발생'을 측정한다면 APEAL은 차량을 소유하고 운전하면서 느끼는 감성적 만족도와 매력도를 평가하는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조사에서 대중 브랜드 1위는 875점을 받은 MINI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858점으로 2위, 기아는 857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두 브랜드 모두 업계 평균인 846점을 크게 웃돌았지만 지난해 선두권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는 소폭 하락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포르쉐가 896점으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는 전체 산업 평균(893점) 아래인 876점으로 랜드로버와 캐딜락, BMW 등에 이어 메르세데스 벤츠와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공식 집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순위에서는 제외된 테슬라는 920점을 기록하며 전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상품성 만족도를 나타냈다. 역시 순위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 리비안은 893점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평균과 같은 점수를 기록했고 재규어는 892점으로 평균을 1점 밑돌았다.
대중 브랜드에서는 지프(817점)가 최하위를 기록했고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인피니티(849점)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브랜드 순위 하락으로 현대차그룹의 모델 경쟁력은 평균을 유지하는데 그쳤지만 차급별 최고 모델을 가장 많이 배출한 제조사 순위에서 BMW(6개)에 이어 2위(5개)를 기록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싼타크루즈, 기아 카니발, K4, K5가 각각 해당 차급 최고 모델로 선정됐다.
특히 기아 K5는 6년 연속, 카니발은 미니밴 부문 최고 모델에 선정됐고 현대차 싼타크루즈와 기아 K4는 2년 연속 차급 1위를 이어갔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차종들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1위에 오른 BMW 그룹은 X2, X6, 2 시리즈, 5 시리즈, 7 시리즈 등 주력 모델이 각각의 세그먼트에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모델로 선정됐고 미니 컨트리맨도 최우수 모델에 올랐다.
올해 조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체 APEAL 지수는 858점으로 지난해보다 7점 상승하며 3년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으로, 품질 개선과 상품성 향상이 실제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JD파워는 실내 품질과 수납공간, 외관 디자인, 승하차 편의성 개선이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차는 기존 모델보다 평균 2점 높은 데 그쳐 기대만큼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고 인포테인먼트와 차량 설정, 첨단기술 사용성은 여전히 개선 과제로 지목됐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 간 만족도 격차도 계속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D파워는 대중 브랜드가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만의 강점이었던 편의사양과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두 그룹 간 만족도 차이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브랜드 순위에서는 지난해보다 한 걸음 물러섰지만 실제 소비자가 선택하는 핵심 차종의 경쟁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APEAL 조사는 차량의 '문제 유무'보다 '소유 만족도'를 평가하는 만큼, 향후에는 품질뿐 아니라 감성 품질과 사용 경험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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