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캐나다에서 판매한 '모델 3'와 '모델 Y' 일부 차량에 미국 사양보다 적은 충돌 보호 장비를 적용한 사실이 리콜 과정에서 확인됐다(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테슬라가 캐나다에서 판매한 '모델 3'와 '모델 Y' 일부 차량에 미국 사양보다 적은 충돌 보호 장비를 적용한 사실이 리콜 과정에서 확인됐다.
국가별 법규에 따라 판매 차량의 사양을 다르게 구성할 수 있지만, 탑승자 보호와 직접 관련된 장비를 제외한 데다 테슬라가 이러한 차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미국 수입용 적합성 확인서까지 발급했다는 점에서 시장별 안전 사양과 인증 관리 체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테슬라는 캐나다에서 판매된 뒤 미국으로 개별 수입된 모델 3와 모델 Y 15대를 리콜하고 해당 차량을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대상은 2024년형 모델 3 12대와 2026년형 모델 Y 3대로,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이번 리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단순 생산 불량이 아니라 판매 시장에 따라 충돌 안전 사양이 다르게 적용됐다는 점이다. 캐나다 사양 모델 3와 모델 Y에는 미국 판매 차량에 적용되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장착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 'FMVSS 208'의 충돌시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번 리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단순 생산 불량이 아니라 판매 시장에 따라 충돌 안전 사양이 다르게 적용됐다는 점이다(유로앤캡)
특히 무릎 에어백은 정면충돌 시 운전자의 하체 움직임을 억제하고 신체가 좌석 아래쪽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줄이는 보조 안전장치다. 모든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장비는 아니지만, 동일한 모델임에도 판매 시장에 따라 탑승자 보호 장비가 달라졌다는 점은 테슬라가 법규상 최소 기준을 중심으로 사양을 구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남긴다.
캐나다 판매용 모델 Y에는 충돌 과정에서 탑승자의 머리와 상체가 차량 내부 구조물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부상을 줄이기 위한 일부 대응 설계도 적용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미국의 실내 충돌 보호 기준인 'FMVSS 201'을 충족하지 못했으며, 캐나다 사양 모델 3는 미국에서 요구하는 별도의 범퍼 충격 저항 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사례만으로 테슬라가 미국 이외의 모든 시장에서 안전기준을 낮추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캐나다 판매 차량은 현지 자동차 안전기준에 따라 제작되고 인증된 만큼 해당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된 차량은 아니며, 미국과 캐나다의 시험 방법 및 세부 규정 차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테슬라가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차량이 미국 기준에 부합한다는 문서를 발급했다는 데 있다. 테슬라는 2024년 6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소유자들에게 차량이 라벨과 주간주행등 등 일부 사양 차이를 제외하면 미국의 자동차 안전 기준을 충족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판매용 모델 Y에는 충돌 과정에서 탑승자의 머리와 상체가 차량 내부 구조물에 부딪힐 때 발생하는 부상을 줄이기 위한 일부 대응 설계도 적용되지 않았다(테슬라)
회사가 약 2년에 걸쳐 해당 확인서를 발급하면서도 안전장비와 충돌 대응 설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증 절차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대목이다. 차량을 직접 설계하고 시장별 사양을 결정한 제조사가 생산 공장과 판매 지역에 따른 차이를 정확히 검증하지 않은 채 미국 수입이 가능한 문서를 발급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지난 5월 8일부터 해당 차량에 대한 적합 확인서 발급을 중단하고 NHTSA와 협의를 거쳐 지난달 29일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이미 미국에 수입돼 등록된 차량은 안전장비를 추가하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대신 회사가 다시 구매하고, 아직 반입되지 않은 차량은 기존 확인서를 취소해 수입을 제한한다.
한편 테슬라가 미국 밖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미국 사양과 다른 안전장비를 적용하고 이러한 차이를 내부적으로도 뒤늦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시장별 안전 사양을 결정하는 기준과 인증 관리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