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미식 여행에서 기억해 둘 이름이 하나 더 생겼다. 래플스 호텔 싱가포르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1887 바이 앙드레(1887 by André)’가 문을 연 지 불과 4개월 만에 미쉐린 2스타를 받았다.
1887 바이 앙드레는 ‘미쉐린 가이드 싱가포르 2026’에서 미쉐린 2스타와 ‘올해의 신규 레스토랑(Opening of the Year)’에 동시에 선정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신생 레스토랑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름에 붙은 숫자 ‘1887’은 래플스 호텔 싱가포르가 처음 문을 연 해에서 가져왔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호텔의 헤리티지를 음식으로 풀어내겠다는 의미다. 레스토랑 역시 호텔의 역사적인 메인 다이닝 공간에 자리하며, 좌석은 단 42석이다. 주방을 이끄는 인물은 세계적인 셰프 앙드레 치앙(André Chiang). 프랑스 요리 철학에 싱가포르의 식문화와 래플스 호텔의 역사를 한 접시에 녹여낸다. 여기에 현지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적극 활용해 싱가포르라는 장소성까지 더했다.
메뉴를 즐기는 방식도 흥미롭다. 정해진 순서대로 여러 접시가 이어지는 일반적인 파인 다이닝 코스 대신, 손님이 원하는 요리를 직접 골라 식사를 구성하는 일품요리 방식을 택했다. 무엇을 먹을지뿐 아니라 식사의 구성과 속도까지 손님에게 선택권을 열어 둔 셈이다. 역사와 독창성, 그리고 손님의 자율성까지 담아낸 1887 바이 앙드레. 싱가포르를 찾아야 할 또 하나의 근사한 이유가 생겼다.
글 곽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