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OpenAI)가 기업의 인공지능(AI) 활용 현황과 선도 기업의 실제 업무 적용 방식을 분석한 보고서 ‘엔터프라이즈 시그널(Enterprise Signals)’을 발표했다. 기업용 AI가 단순한 질의응답 도구를 넘어, 여러 단계로 구성된 복잡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활용도가 높은 프런티어 기업은 다른 기업과 동일한 AI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조직의 업무 맥락과 도구, 반복 가능한 업무 흐름에 AI를 빠르게 연결하며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AI 모델 자체보다 실제 업무 시스템과의 연계 수준이 기업별 활용 격차를 키우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기업용 AI,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업무 수행 주체로
기존 AI 어시스턴트가 질문에 답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사람의 업무를 지원했다면, AI 에이전트는 기업의 컴퓨터와 도구를 활용해 정보를 찾고 파일을 수정하는 등 여러 단계의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필요에 따라 사람이 진행 과정을 감독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오픈AI는 코덱스와 챗GPT 워크를 대표적인 에이전트형 AI 제품으로 소개했다. 코덱스를 중심으로 한 에이전트형 AI는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먼저 확산됐지만, 최근에는 개발자를 넘어 기업 내 다양한 지식 노동자가 실무를 AI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6년 6월 기준 기업 고객이 코덱스와 챗GPT에서 생성한 전체 출력 토큰 가운데 코덱스의 비중은 64%로 집계됐다. 복잡하고 장시간 진행되는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AI는 일반적인 질의응답보다 많은 연산과 출력을 요구할 수 있다. 오픈AI는 해당 수치를 기업의 AI 활용이 실질적인 업무 수행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로 분석했다.

프런티어 기업과 일반 기업 활용량 격차 8.3배
매월 AI 사용량 기준 상위 10%에 해당하는 프런티어 기업과 중간 수준인 일반 기업의 활용 격차도 빠르게 확대됐다.
6월 프런티어 기업은 활성 사용자 1인당 일반 기업보다 8.3배 많은 출력 토큰을 생성했다. 지난 1월 2.6배였던 격차가 5개월 만에 약 3배 수준으로 커졌다.
산업별로는 정보·기술 분야에서 프런티어 기업과 일반 기업 간 출력 토큰 사용량 격차가 11.7배로 가장 컸다. 제조업은 5.3배로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았다.
다만 출력 토큰 수가 기업이 얻는 비즈니스 가치를 직접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다. 짧은 답변으로도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출력 토큰을 직원들이 AI에 얼마나 많은 업무를 맡기고 있는지, 활용의 깊이를 가늠하는 간접 지표로 활용했다.
플러그인·스킬 활용 여부가 기업 간 격차로
AI 에이전트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려면 기업 내부의 업무 맥락과 데이터, 관련 도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오픈AI의 플러그인(Plugins)은 재사용 가능한 지침을 제공하는 스킬(skills)과 기업 데이터·도구·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앱을 결합해 특정 업무 흐름을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프런티어 기업은 이러한 고급 기능을 일반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주간 활성 사용자 가운데 플러그인을 이용한 비중은 프런티어 기업이 21%, 일반 기업이 9%였다. 스킬의 주간 사용률은 각각 19%와 3%로 격차가 더 컸다.
오픈AI 내부에서는 활성 직원의 95%가 매주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있다. 기업의 업무 환경에 AI가 깊이 연결될수록 플러그인과 스킬 같은 기능의 활용 범위도 확대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법무 코덱스 사용자 108배 증가…지식 노동 전반으로 확산
AI 에이전트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법무와 영업, 채용, 마케팅 등 지식 노동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기업의 주간 활성 코덱스 사용자는 법무 분야에서 108배 증가했다. 영업과 채용 분야는 각각 41배, 마케팅 분야는 2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엔지니어링 분야의 증가 폭은 5배였다. 개발 분야가 여전히 주요 활용 영역이지만, 비개발 직군의 도입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난 셈이다.
10만건 이상의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챗GPT에서는 글쓰기와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일반적인 활용 방식으로 조사됐다. 에이전트형 AI 메시지에서는 코딩과 시스템·에이전트 운영이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개인의 문서 작성과 정보 검색을 돕던 AI가 팀 단위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도구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종별 활용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코덱스 도입률과 API 활용 강도에서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술·엔터테인먼트·레크리에이션 분야는 챗GPT 도입률이 가장 높았으며, 제조업은 챗GPT 활용 강도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다만 제조업의 코덱스와 API 활용 강도는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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