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경기 시흥의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 로봇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현대차와 현대위아, 현대건설이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 단지가 국내 주거 단지로는 첫 배치 장소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번 실증은 스마트도시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고 국토교통부의 정부 자금도 지원받았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서비스를 일정 기간 규제 적용을 유예해 실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주차 로봇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시흥 실증이 첫 실제 주거 환경 테스트다. 현대위아가 만든 로봇은 두께 11cm인 평평한 판 두 개가 한 쌍으로 움직인다. 두 평판은 차량의 앞뒤 바퀴를 각각 맡으며, 차량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바퀴를 지면에서 띄운 뒤 원하는 자리로 옮긴다. 라이다 센서가 바퀴의 크기와 위치를 읽어 정확히 정렬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쏘아 주변 물체까지의 거리를 재는 센서다. 로봇 한 쌍은 최대 3.4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초당 최대 1.2m로 운반할 수 있고, 앞뒤와 좌우 모든 방향으로 이동한다. 초당 1.2m는 시속 약 4.3km로, 사람이 빠르게 걷는 속도 수준이다.
운전자는 지정된 하차 구역에 차를 세우고 아파트 벽면 단말기인 월패드로 로봇을 호출한다. 로봇이 차를 인식하면 빈 자리까지 자율 이동으로 옮기고, 출차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차를 다시 가져온다.
주차 용량 확대가 이번 실증의 핵심이다. 로봇이 모든 이동을 담당하면 차를 얼마나 밀집해 세울 수 있는지가 효율의 핵심이다. 일반 주차장은 운전자가 문을 열고 타고 내릴 공간과 보행 통로를 남겨 둬야 하지만, 로봇이 주차를 맡으면 그 공간이 필요 없다. 차 사이 간격을 좁힐 수 있기 때문에 현대위아는 같은 면적에서 기존보다 20~50%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차를 두세 대 깊이로 겹쳐 세우는 밀집 배치까지 적용하면 수용량은 더 늘어난다.
실증은 지하 1층의 53면 구역에서 로봇 두 세트로 진행된다. 여러 쌍의 로봇이 한 주차장에서 동시에 움직이려면 충돌을 피하는 관제가 필수다. 현대위아의 관제 시스템은 현재 로봇 50쌍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고, 100쌍을 처리하는 버전이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주차와 회수에 걸리는 시간, 실제 이용자 대기 시간, 주차 성공률, 주차면 수 대비 로봇 수의 최적 비율을 측정할 계획이다. 예컨대 주차장 구성에 따라 로봇 한 쌍이 담당해야 할 주차면 수가 얼마인지, 주차를 요청받고 차를 가져다 주기까지 실제로 얼마나 걸리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한다. 이 데이터로 아파트와 상업용 주차장, 도심 환경에 적용할 표준 배치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혼잡은 구조적 문제라는 게 로봇비트의 진단이다. 도시 밀도가 차량 보유율에 비해 주차 공간을 제약하고, 주거 단지 지하주차장은 출퇴근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혼잡해진다. 입주민 수 대비 주차면이 부족한 단지가 많고, 새 건물을 짓지 않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차를 세울 수 있다면 이 제약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이 기존 주차장 구조를 바꾸지 않고 공간 밀도만 높이는 방식이라, 신축 공간을 새로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 실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세한 내용은 로봇비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현대차그룹
AI Matters 뉴스레터 구독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