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과 기록적인 폭염, 대형 산불 등 기후위기가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완성차업계의 부담 경감을 이유로 전기차 의무 판매 규제 완화를 위한 공식 공청회에 착수했다. 8월 14일 시작된 공청회안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오는 2030년 신차 판매 중 무공해차(ZEV) 비율 목표를 현행 80%에서 50~70%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35년 내연기관차 완전 판매 금지라는 최종 목표는 유지되지만, 완성차 업계에 부여되던 이행 시한과 연간 의무 비율을 현실적 수준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은 고유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영국의 충전형 자동차 판매 비중이 전체 신차의 40%에 육박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거세고 전기차 포털 일렉트렉은 지적했다. 이란 사태 장기화로 인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기름값이 리터당 1.62파운드까지 치솟자 영국 운전자들의 전기차 수요는 가속화되었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관세 정책에 힘입어 가성비 높은 모델들이 시장 도입을 이끌어왔다고 덧붙였다.
반면 완성차 업계는 급격한 목표 상향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고용 축소와 수익성 악화를 유발한다며 의무 비율 완화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에 신임 내각은 친 기업적 실용주의 정책 방향을 내세우며 산업계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시점을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앤디 버넘 총리가 역대 최악의 폭염과 산불 피해 현장인 웨스트 미들랜즈를 방문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직접 경고한 바로 당일, 주된 탄소 감축 정책인 전기차 의무 규제 완화안이 함께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와 충전 인프라 업계는 2030년 목표가 50%로 낮아질 경우 향후 10년간 약 580만 대의 전기차 보급이 감소해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추가 배출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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