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국내 출시되었다. 이름은 부분변경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변화의 폭이 크다.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전체 구성 요소의 50% 이상, 약 2,700개 컴포넌트를 새로 개발하거나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 규모의 손질은 통상적인 마이너체인지 범위를 넘어선다. 새로운 S클래스 중 가장 상위 트림인 S 580 4MATIC Long 모델을 시승했다.
프런트 그릴 면적은 기존 대비 약 20% 확대됐다. 모델 역사상 처음으로 그릴 윤곽에 일루미네이션 효과가 더해졌고, 보닛 위 쓰리 포인티드 스타 마스코트도 함께 빛난다. 다만 관련 법규에 따라 국내 출시 사양에는 발광 기능이 적용되지 않는다. 헤드램프는 디지털 라이트 시스템으로 교체돼 조사 범위가 40% 넓어졌으며, 하이빔 기준 최대 600m 앞까지 비출 수 있다. 테일램프는 현행 E-클래스에서 먼저 선보인 쓰리 포인티드 스타 모티브를 계승하되, 좌우 각 3개씩 총 6개의 스타로 구성해 플래그십다운 위계를 뒀다.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MBUX 슈퍼스크린이다. 12.3형 계기판과 14.4형 센터 디스플레이, 12.3형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유리 표면 아래 매끄럽게 통합됐다. 사운드에 반응해 색상과 움직임이 바뀌는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는 취향과 상황에 따라 실내 분위기를 조절한다. 앞좌석에는 최대 44도까지 데워지는 안전벨트 히터가 새로 적용됐다. 단순한 보온 기능이라기보다 두꺼운 겨울옷을 벗도록 유도해, 충돌 상황에서 안전벨트가 탑승자를 제대로 붙잡을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뒷좌석 안전벨트에는 에어백이 내장돼 있으며, 차량 전체 에어백 수는 트림에 따라 최대 15개에 이른다.
S 580에 탑재된 V8 트윈터보 엔진은 3,982cc 배기량에 최고출력 537ps, 최대토크 76.5kgf·m를 낸다. 눈여겨볼 부분은 크랭크샤프트 구조다. 기존 크로스플레인 방식에서 페라리 등 스포츠카에 주로 쓰이는 플랫플레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점화 간격이 균등해지고 배기 간섭이 줄어 고회전 영역까지 회전이 매끄럽다. 다만 2차 진동이 커지는 단점이 있는데, 메르세데스-벤츠는 밸런서 샤프트 두 개를 추가해 이를 상쇄했다. 스포츠 지향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출력을 끌어내기 위한 선택이라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시승 중 고회전 영역까지 엔진을 돌려봤을 때 회전 질감은 매끄러웠고, AMG 모델 특유의 거친 느낌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전 라인업에 17kW 모터를 더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발진과 재가속 구간에서 응답성을 보완한다.
S 580 4MATIC Long에는 각 휠의 감쇠력과 차고를 독립 제어하는 E-액티브 바디 컨트롤이 기본 적용된다. 코너링 모드에서는 차체가 바깥쪽으로 롤링하는 대신 오토바이처럼 안쪽으로 기우는 네거티브 롤 거동을 구현해, 뒷좌석에서도 횡G의 일부를 체감하도록 설계됐다. 전방 카메라가 노면 요철을 미리 읽어 서스펜션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시승 과정에서는 표준 에어매틱 서스펜션을 적용한 다른 트림 쪽이 오히려 승차감 면에서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구간이 있었다. 개체 차이일 가능성도 있어 최종 평가는 유보하는 편이 맞다. 전 라인업에는 최대 4.5도 또는 10도까지 꺾이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기본 제공돼, 전장 5,305mm에 달하는 롱 휠베이스 모델임에도 회전 반경 부담이 크지 않았다.
전 라인업에 기본 적용되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는 카메라 10개, 레이더 5개, 초음파 센서 12개 등 총 27개 센서로 차량 주변을 인식한다. 디스트로닉과 스티어링 어시스트, 차선 변경 보조 기능이 여기에 연동된다. 측면 충돌이 임박하면 충돌 방향의 차고를 순간적으로 들어 올려 가장 단단한 사이드실로 충격을 받아내는 기능도 갖췄다. 사이드 에어백은 이 구조를 보조하는 역할에 가깝다. 후진 매뉴버링 기능과 360도 카메라가 새로 추가돼 좁은 공간에서의 저속 주행 편의성도 개선됐다.
국내 출시되는 더 뉴 S-클래스는 S 350 d 4MATIC부터 S 580 4MATIC Long까지 총 6개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 5,400만 원부터 2억 7,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시승 모델인 S 580 4MATIC Long은 2억 7,000만 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했고, 8월 18일 기준 약 3개월 만에 2,500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했다. 함께 출시되는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3억 1,700만 원부터 4억 700만 원 사이에 가격이 책정됐다.
더 뉴 S-클래스는 이름과 달리 내용 면에서 세대교체에 가까운 변화를 담았다. 플랫플레인 V8과 MBUX 슈퍼스크린, E-액티브 바디 컨트롤 같은 신기술이 대거 반영됐고, 안전 사양 역시 한층 촘촘해졌다. 다만 서스펜션 세팅에 있어서는 표준형과 액티브형 사이의 성격 차이가 뚜렷해,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트림별 시승을 통해 직접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정체성 안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어디까지 손질을 거듭할 수 있는지, 더 뉴 S-클래스는 그 답을 다시 한번 제시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