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랜드로버(JLR)가 브랜드의 간판 오프로더 SUV인 디펜더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당초 계획보다 약 2년 뒤인 2030년대 초반으로 연기했다. 당초 2028~2029년경 차세대 모델 전환과 함께 전동화 구동계를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경영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전기 디펜더 출시가 지연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현행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2020년 첫선을 보인 현행 디펜더는 고강도 알루미늄 기반의 D7x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이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전용으로 설계되었다. 하체 구조상 충분한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기에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여, 결국 차세대 전용 아키텍처가 적용되는 신형 모델 출시 시점까지 전동화를 미루게 되었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에 따르면 경영 및 시장 환경 역시 지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현행 디펜더는 연간 약 11만 대가 판매되며 JLR 전체 실적의 3분의 1을 견인하는 핵심 볼륨 모델로 자리 잡고 있어, 경영진은 굳이 모델 교체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오토카는 전해다.
여기에 2025년 말 새로 취임한 P.B. 발라지(P.B. Balaji) CEO 체제 아래 강도 높은 비용 절감 압박과 미국의 수입 관세 부담 등이 더해지면서 투자 우선순위 조정이 이루어졌다. 이번 연기로 인해 2030년까지 전 브랜드에 배터리 전기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던 JLR의 전동화 비전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반면, 디펜더 라인업 하위에 신규 편성될 소형 버전인 디펜더 스포츠 개발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진행된다. 모듈형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인 E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이 모델은 2027년경 출시될 예정이며, 최근 하이브리드 구동계 수용까지 고려하며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전기 G-클래스 등과 경쟁할 라이프스타일 SUV로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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