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예지 기자] 국내 대다수 기업은 보안팀과 개발팀이 서로 다른 도구와 파편화된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위협 정보와 운영 데이터가 분리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이상 징후가 발생해도 데이터 연관성을 분석하고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개발자가 별도의 보안 도구를 오가거나 복잡한 검토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기존 개발 및 옵저버빌리티(Observability, 통합 가시성) 환경에서 보안을 즉각 확인하고 대응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에서 주목받는 ‘DevSecOps’는 개발(Development), 보안(Security), 운영(Operations)의 합성어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출시 후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연결해 전 과정의 보안 가시성을 확보하는 방법론이다. 문제 발생 후 수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에서 보안을 내재화하는 예방 중심의 DevSecOps 체계는 부서 간 단절을 줄이고 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영상보안 솔루션 기업 한화비전은 CCTV 중심의 물리보안 장비 제조에서 클라우드 기반 통합 비전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클라우드 보안 체계 개선을 위해 DevSecOps를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클라우드 환경의 복잡성을 해결하고 예방 중심의 보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독(Datadog)의 플랫폼을 활용했다.
데이터독은 AI 기반 옵저버빌리티 및 보안 플랫폼 기업으로,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데이터, AI 모델과 보안을 하나의 통합 환경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복잡한 클라우드 환경의 문제를 사전에 감지하고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개발 워크플로우 통합형 보안을 제공함으로써 부서 간 도구 및 데이터 단절을 줄이고 협업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IT동아는 지난 ‘데이터독 시큐어 2026(Datadog Secure 2026)’ 컨퍼런스 현장에서 고객 사례 발표를 진행한 이승훈 한화비전 수석을 만나, 데이터독 솔루션을 도입한 배경과 사내 DevSecOps 구축 방안을 직접 들었다.
한화비전이 구축한 예방 중심 ‘DevSecOps’
이승훈 수석은 한화비전 클라우드 플랫폼 엔지니어링 부서에서 DevSecOps를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커뮤니티 인증 ‘Microsoft Azure MVP’를 9회 연속 수상(2017~2025)한 이력을 보유했다. 현재 한화비전의 AWS 기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에 데이터독의 클라우드 SIEM(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과 CSPM(클라우드 보안 상태 관리) 솔루션을 활용해 예방부터 실시간 위협 탐지 및 대응까지 통합된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이승훈 수석은 국내 기업 대부분이 여전히 ‘DevOpsSec’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발과 배포를 마친 뒤 사후 보안 검토를 진행하면 추후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설계 단계부터 보안이 내재화되지 않으면 배포 후 문제가 생겼을 때 재작업과 부서 간 마찰이 심화되고, 결국 손댈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화비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 구조와 인프라 생성 방식부터 바꿨다. 독립된 보안 전담 조직을 고수하는 대신, 플랫폼 엔지니어링팀 내부로 SecOps 인력을 흡수했다. 이승훈 수석은 “보안팀과 개발팀이 서로 다른 데이터와 도구를 사용하면 이상 징후의 분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보안 승인권자가 같은 팀에 존재하면 보안이 최우선 순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테라폼(Terraform) 기반의 단일 리소스 생성 경로를 통해 클라우드 리소스가 생성되는 단계부터 보안 정책과 통제를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AWS 기반의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중앙집중식 구조) 멀티 계정 환경에서 데이터독의 클라우드 SIEM과 CSPM을 통해 설정 오류와 위협 신호를 실시간 추적함으로써 사전 통제에서 놓칠 수 있는 영역까지 보완했다.
한화비전이 데이터독을 선택한 이유
이승훈 수석은 한화비전이 데이터독의 SIEM과 CSPM을 선택한 이유를 실리적 관점에서 제시했다. 먼저 한화비전은 이미 옵저버빌리티 용도로 데이터독을 활용하고 있었기에 보안 모듈 확장 시 진입장벽이 낮았다. 특히 인도·미국 등 여러 국적의 인력이 함께 일하는 환경에서 오픈소스 도구를 매번 새로 교육하기보다 이미 손에 익은 도구를 확장하는 쪽이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수월했다는 설명이다.
비용 구조의 유연성도 도입 이유 중 하나다. 이승훈 수석은 “SIEM 제품 다수는 엔터프라이즈 최소 계약에 묶여 있어 사용량에 따른 탄력적 운용이 어려웠다”며, “한화비전은 데이터독의 계정 단위로 과금되는 CSPM과 분석 이벤트를 기준으로 과금되는 SIEM의 과금 구조를 조합해 비용을 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방과 탐지 영역을 각각의 운영 방식과 사용량에 맞게 구성함으로써 보안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클라우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용 구조를 확보한 셈이다.
이승훈 수석은 “데이터독은 비용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이 이해하고 활용할 여지가 있다. 과거 시장은 ‘히든 코스트(Hidden Cost, 숨은 비용)’였지만 이제는 구조를 알면 제어할 수 있는 ‘웰노운 코스트(Well-known Cost, 예측 가능한 비용)’로 바뀌고 있다”며, “데이터독을 중심축에 두고 필요한 영역에 오픈소스를 적절히 조합함으로써 비용과 성능의 균형을 잡은 이상적인 아키텍처를 구현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외 매출이 높은 한화비전 입장에서 글로벌 보안 인증 ‘SOC 2’ 획득은 필수 조건이다. SOC 2는 특정 시점의 설정 상태를 점검하는 국내 ISMS와 달리, 1년 내내 모든 로그와 통제 환경을 지속 제출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엄격한 감사 체계다. 이승훈 수석은 “한화비전은 데이터독 단일 플랫폼을 통해 보안 상태와 운영 데이터를 상시 관리함으로써, 국내외 인증 기준에 일관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승훈 수석은 “API만 제공해 연동 작업을 고객이 직접 구축해야 하는 타사 제품과 달리, 데이터독은 ‘MCP(Model Context Protocol, AI 에이전트 연동 표준)’ 서버와 AI 에이전트 ‘비츠 AI(Bits AI)’를 통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AI 시대 보안 운영의 미래…DevSecQAOps로의 확장
한편, 이승훈 수석은 향후 2~3년 내 클라우드 보안 시장이 또 한번의 격변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로 DevSecOps에서 QA(품질 검증)까지 자동화 통합되는 ‘DevSecQAOps’로의 진화다. 이미 정형화된 패턴을 가진 데이터는 AI가 분석하기에 적합하고, 파이프라인에 자동 테스트 스크립트를 넣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배포 파이프라인 내부에서 코드 취약점 검사(SAST)와 보안 가드레일 점검, 시스템 자동 QA 테스트 스크립트 실행까지 단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으로 처리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며, “실제로 과거 일주일 이상 걸리던 작업이 AI 도입으로 하루이틀 만에 해결되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것이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다. AI 자동화는 기술 진입장벽의 최저선을 낮추는 동시에, 엔지니어가 도달할 수 있는 전문성의 최고 수준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을 사후 수습이 아닌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한화비전의 전략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