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가 브랜드를 상징해 온 왜건의 명맥을 차세대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뒀다(볼보)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SUV 중심으로 신차 라인업을 재편하고 있는 볼보자동차가 브랜드를 상징해 온 왜건의 명맥을 차세대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형 'EX60'에 처음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 'SPA3'가 SUV뿐 아니라 낮은 차체까지 지원하면서 기술적으로 전기 왜건 개발이 가능하지만 실제 양산 여부는 시장 수요와 사업성이 결정할 전망이다.
볼보는 오랜 기간 실용성과 안전성을 강조한 왜건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왔지만 최근 SUV 판매가 확대되면서 관련 라인업을 빠르게 축소했다. 한때 4종의 왜건을 판매했지만 대형 'V90'이 지난해 생산을 종료하면서 현재는 'V60'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볼보는 현재 V60까지 단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니콜 멜릴로 쇼 볼보 영국법인 대표는 최근 현지 외신과 인터뷰에서 V60에 대해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는 앞서 2023년 영국에서 V60과 V90 판매를 중단했다가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재판매 요구가 이어지자 이듬해 다시 라인업에 투입한 바 있다(볼보)
볼보는 앞서 2023년 영국에서 V60과 V90 판매를 중단했다가 소비자들의 높은 수요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재판매 요구가 이어지자 이듬해 다시 라인업에 투입한 바 있다. 이후 볼보 판매 책임자는 당시 단종 결정이 실수였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멜릴로 쇼 대표는 볼보의 상징적인 유산을 현재 제품군에서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파생 모델을 갖추지 않더라도 왜건을 라인업에 유지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의 역사와 새로운 기술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영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볼보의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왜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정서적 유대가 상대적으로 강한 곳이다. 하지만 과거 볼보 왜건에 대한 향수가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멜릴로 쇼 대표는 최근 자동차 업계가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며 왜건의 판매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충분한 판매량을 확보할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볼보는 오는 9월 17일 회사 역사상 가장 야심찬 수준이라고 밝힌 새로운 제품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볼보)
이런 상황에서 차세대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SPA3는 볼보가 다시 왜건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꼽힌다. EX60을 시작으로 향후 볼보의 새로운 전기차에 확대 적용될 SPA3는 차체 크기와 형태에 대한 높은 확장성을 갖춰 대형과 소형뿐 아니라 높은 SUV와 낮은 승용 모델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하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CEO 역시 SPA3를 활용한 순수전기 왜건 개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흥미로운 기회"라고 답했다. 에릭 세버린슨 최고상업책임자(CCO)도 SPA3가 대형과 소형, 높은 차체와 낮은 차체 모두에 대응할 수 있으며 이는 왜건 개발을 논의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SPA3는 배터리 셀을 차체 구조에 통합하는 셀투바디(Cell-to-Body) 기술을 비롯해 800V 전기 시스템과 대형 알루미늄 부품을 한 번에 주조해 부품 수와 중량을 줄이는 메가캐스팅 등을 적용한다. 플랫폼의 높은 설계 자유도와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SUV뿐 아니라 낮고 날렵한 전기 왜건을 구현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한편 볼보는 오는 9월 17일 회사 역사상 가장 야심찬 수준이라고 밝힌 새로운 제품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SPA3의 확장성을 활용한 차세대 라인업의 구체적인 방향도 이날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볼보를 대표해 온 왜건이 순수전기차로 명맥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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