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6에서는 막강한 신작들 사이로 유독 반가운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1997년 작품 '파이널 판타지 7', 1999년 '크레이지 택시'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1987년 첫선을 보인 '록맨'까지 20~30년 넘게 게이머와 함께한 IP를 활용한 게임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플레이스테이션과 드림캐스트, 패미컴 등 앞에서 시간을 보낸 게이머라면 이번 게임스컴은 최신 게임쇼이면서 동시에 기억 속 게임들이 다시 살아나는 게임쇼처럼 느껴질 법했으리라 본다. 이러한 게임들을 보고 있으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유행 중인 '늙크크'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늙크크'는 그룹 코르티스의 노래 'YOUNGCREATORCREW'에서 나온 '영크크'의 반대 표현으로, 올드하고 트렌드에 뒤처진 감성이나 세대를 자학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요즘에는 제 나이보다는 최신 유행보다 과거의 문화와 감성에 익숙한 사람을 장난스럽게 지칭하기도 한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늙크크'들의 마음을 자극한 게임을 함께 살펴보자. 특히, 이 게임들의 IP를 활용한 작품들은 과거 모습 그대로 돌아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리메이크 3부작의 완결부터 완전 신작, 원작을 충실히 재건한 리메이크까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출격한다.
먼저 '파이널 판타지 7 리벨레이션'이다. 1997년 탄생한 명작 RPG '파이널 판타지 7'을 현대 기술로 재구축하는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이자 3부작을 마무리하는 완결편이다. 원작 출시 30주년인 2027년 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추억 속 기억 속 클라우드와 세피로스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 매듭지어진다.
이번 게임스컴 2026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공개된 신규 트레일러는 올드 팬들의 기억을 자극하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행성을 지키기 위해 깨어난 거대 생명체 '웨폰'이 전면에 등장했고, 비공정 하이윈드를 통한 세계 탐험과 소환수 타이폰 등 원작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요소들이 현대적인 비주얼로 재구성됐다.
하이윈드를 타고 세계 곳곳을 이동하는 모습은 전작보다 한층 넓어진 모험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며, 원작을 경험했던 이용자에게는 익숙한 장면을 최신 기술로 다시 만나는 재미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5와 닌텐도 스위치2, Xbox 시리즈 X|S, PC로 만나볼 수 있다.
세가의 '크레이지 택시: 월드 투어'도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원작 '크레이지 택시'는 1999년 아케이드 게임으로 처음 등장했다. 택시에 승객을 태우고 제한시간 안에 목적지까지 내달리는 독특한 게임성과 신나는 록 음악 등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드림캐스트를 비롯한 가정용 게임기로 영역을 넓혀 게이머들과 호흡했다.
세가는 '크레이지 택시'를 단순 리마스터가 아닌 완전 신작 '월드 투어'로 2027년 부활시킬 예정이다. 게임의 핵심은 그대로다.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많은 승객을 목적지까지 실어나르는 아케이드 특유의 속도감을 계승하면서, 스토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캠페인도 마련한다. 활동 무대도 세계 각국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시리즈 최초로 온라인 멀티플레이도 도입한다. 혼자 도시를 질주하며 기록에 도전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영역을 넓힌다. 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5와 닌텐도 스위치2, Xbox 시리즈 X|S, PC로 2027년 출시 예정이다.
1999년 출시된 PC 턴제 전략게임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도 27년 만에 재단장해 돌아온다. 유비소프트가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리메이크'는 원작과 두 확장팩을 기반으로 2027년 PC와 PS5, Xbox 시리즈 X|S에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은 원작에서 아홉 개 세력을 선택해 자원을 모으고 도시를 성장시키며 영웅과 병력을 육성했던 턴제 전략과 RPG의 결합도 그대로 계승한다. 특히, 원작의 고정된 2D 아이소메트릭 화면을 4K 풀 3D 월드로 다시 제작했고 자유 카메라도 지원한다.
더불어 온라인 매치메이킹과 동시 턴 시스템을 추가하면서도 한 대의 PC 앞에서 순서를 바꿔가며 플레이하던 최대 8인 '핫 시트'까지 다시 넣어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유비소프트는 지난 25년 이상 커뮤니티가 제작해 온 수천 개의 맵과 캠페인에 대한 호환성을 유지하고, 새로운 에디터와 인게임 UGC 허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1987년 첫 등장한 캡콤의 '록맨'도 최신작이 발표됐다. 록맨 시리즈는 2026년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4500만 장에 이르는 게임이다. 캡콤은 '록맨: 듀얼 오버라이드'를 통해 클래식 시리즈의 명맥을 다시 이어갈 계획이다.
게임스컴 ONL에서 공개한 신작 영상을 통해서는 록맨과 프로토맨을 모두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과 신규 '커스텀 칩', '오버라이드'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커스텀 칩을 조합하면 연사 공격이나 보호막, 호버 등 새로운 능력을 얻을 수 있으며, 오버라이드는 로봇의 리미터를 해제해 일시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끌어낸다. 대신 이후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양날의 검이다.
새로운 시스템과 장치를 더했지만 보스를 공략하고 새로운 능력을 얻는 횡스크롤 액션이라는 록맨의 기본 골격은 유지한다. 지난 2018년 나온 '록맨 11' 이후 오랜만에 등장하는 클래식 계열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은 27년 말 플레이스테이션 4와 5, 스위치 1과 2, 엑스박스 원과 시리즈 X|S 등으로 출시된다.
30년 전 게임을 즐긴 '늙크크'에게는 익숙해서 반갑고,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영크크'에게는 2027년의 신작으로 다가갈 게임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