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이 차세대 자동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손을 잡는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국내 시장에서 판매 부진 끝에 자동차 사업을 접은 일본 혼다와 닛산이 차세대 자동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손을 잡는다. 지난해 합병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도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던 양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핵심인 차량 운영체제와 전자제어장치 등을 공동 개발해 비용 부담을 낮추고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차세대 SDV의 핵심을 구성하는 여러 전자제어장치(ECU)를 표준화하기 위한 새로운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차량용 운영체제를 비롯해 주요 미들웨어와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까지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양사의 합병 논의가 무산된 후 나온 구체적인 공동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혼다와 닛산은 합병 협상을 중단하면서도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등 미래차 분야에서는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ECU를 공동 개발하면 각 회사가 별도로 부담하던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전기차뿐 아니라 SDV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운영체제와 통합형 전자 아키텍처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양사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차세대 SDV의 핵심을 구성하는 여러 전자제어장치(ECU)를 표준화하기 위한 새로운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닛산)
혼다와 닛산은 기반 기술 표준화를 통해 양사의 엔지니어링 역량과 개발 자원을 함께 활용하고 개발 효율과 혁신 속도,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공동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차량에서는 그래픽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브랜드별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ECU는 2029회계연도부터 양산차에 적용될 전망이다. 일본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첫 적용 차량은 2029년 4월부터 2030년 3월 사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혼다와 닛산의 협력 범위는 소프트웨어와 ECU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적인 공동 개발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혀 전동화와 차량 플랫폼 등으로 협력이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혼다와 닛산은 국내 시장에서 모두 승용차 판매 사업을 접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판매 규모가 줄어들면서 독자적인 판매망과 신차 라인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두 브랜드의 철수는 일본 자동차 업체가 직면한 경쟁 환경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혼다와 닛산은 차량용 운영체제를 비롯해 주요 미들웨어와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까지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혼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와 SDV 전환으로 차량 개발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빠른 신차 개발 속도까지 더해지면서 혼다와 닛산 역시 모든 핵심 기술을 각자 개발하는 전략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결국 혼다와 닛산은 합병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개발비가 많이 들고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미래차 핵심 기술에서는 힘을 합치는 방향을 선택한 셈이다. 국내에서 나란히 승용차 판매 사업을 접은 혼다와 닛산이 소프트웨어와 전자 아키텍처 공동 개발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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