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생성형 AI 확산 이후 기업의 AI 교육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특강부터 프롬프트 작성법, 업무 자동화, 바이브코딩 교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직원들이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정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법까지 가르치려는 기업이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교육을 이수했다고 실제 업무 방식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직원 대부분이 교육을 수료했어도 AI를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수준에는 개인별 차이가 발생한다. 몇 시간 동안 동일한 교육을 받은 사람끼리도 결과물의 완성도가 크게 갈리는 경우도 있다. AI를 도입한 뒤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육까지 진행했는데도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IT·AI 역량 진단·교육 전문기업 코드프레소의 고객사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다.
같은 AI 교육 받아도 결과는 달랐다
코드프레소는 지난 5월 9일 베트남 호치민 백화대학교(Bách Khoa University)에서 108명을 대상으로 AI 역량 평가 챌린지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4시간 동안 동일한 교육을 받고 오후에는 3시간 동안 실전 평가에 참여했다.
교육과 평가는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AI 도구와 주어진 환경도 같았다. 평가 분야는 바이브코딩(Vibe Coding)과 AI 에이전트(AI Agent), AI 모델링(AI Modeling) 세 가지였다. 코드프레소에 따르면, 동일한 교육을 받은 직후 실시한 평가임에도 참가자별 수행 수준과 결과물 완성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AI 교육에서 단순히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뿐만 아니라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존 기업 교육은 통상 일정 수준의 평균적인 구성원을 가정하고, 커리큘럼을 만든다. 하지만 생성형 AI 활용 능력은 단순 지식과는 조금 다르다. 같은 도구의 사용법을 알고 있어도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AI에 어떤 지시를 내리는지, 나온 결과를 어떻게 검증하고 수정하는지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진다.
개인의 기존 업무 경험이나 디지털 숙련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같은 교육이 어떤 사람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하는 시간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는 따라가기 어려운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전 직원에게 같은 AI 강의를 제공하고 수료율을 높이는 것만으로 조직 전체의 AI 활용 역량까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펼쳐진다.
‘듣는 AI 교육’에서 ‘직접 만드는 교육’으로
성과로 이어지는 AI 교육의 첫 번째 조건은 교육 과정에서 실제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생성형 AI 서비스 기능을 설명하는 강의만 들어서는 업무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 실제 자신의 업무와 비슷한 문제를 AI와 함께 해결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예컨대 마케팅 담당자라면 AI를 활용해 캠페인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경영관리 담당자는 데이터를 정리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 개발자라면 AI 코딩 도구와 협업해 실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코드프레소가 운영하는 교육 역시 이 같은 실습과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다. 베트남 프로그램에서도 4시간에 걸친 교육에 이어 참가자가 직접 결과물을 만드는 3시간의 실전 평가를 배치했다. 코드프레소는 2026년 상반기 한국과 싱가포르, 베트남, 룩셈부르크 등 4개국에서 진행한 비개발자 대상 바이브코딩 프로그램에도 유사한 방식을 적용했다.
중요한 것은 AI 사용법 자체보다 ‘AI를 이용해 실제 업무 결과물을 만들어본 경험’이다. 교육장에서 한 번 사용해본 기능을 기억하는 것과 실제 업무 문제를 AI와 함께 해결하는 능력 사이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직원에게 같은 교육?…사전 진단 필요한 이유
두 번째 조건은 개인과 직무에 맞춰 교육을 달리 설계하는 것이다.
개발자와 마케팅 담당자에게 필요한 AI 활용 능력이 같을 수 없다. 같은 직무에서도 차이가 있다. 이미 생성형 AI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동일한 과정부터 제공하면, 교육 효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코드프레소는 교육 전에 구성원의 AI 활용 역량을 먼저 파악하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평가의 목적도 사람의 순위를 매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업무 수행 과정 가운데 어디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찾는 것이다. 문제를 정의하는 단계에서 막히는지, AI에 적절한 지시를 내리지 못하는지, 생성된 결과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부족한지를 확인하면, 이후 교육 과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전 직원을 대상으로 동일한 강의를 반복하는 대신 개인별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학습 경로를 구성할 수 있다.
코드프레소도 이 같은 구조를 바탕으로 자체 교육 서비스를 운영한다. ▲오프라인 실습·프로젝트 교육 ‘SkillCamp’ ▲IT·AI 이러닝 서비스 ‘SkillPath’ ▲AI 튜터 기반 맞춤형 학습 서비스 ‘SkillFit’ 등이다. 평가 결과와 교육 프로그램을 연결해 집합교육부터 개인별 학습까지 이어가는 방식이다.
AI 교육 성과, ‘몇 명 들었나’ 대신 ‘무엇이 달라졌나’
마지막 조건은 교육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기업 교육의 성과지표로 흔히 활용되는 것은 교육 참가자 수와 수료율, 만족도다. 하지만 세 지표 모두 교육 이후 실제 업무 능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는 직접 보여주지 못한다.
AI 교육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직원이 생성형 AI의 기능을 알고 있는 것과 이를 업무 과정에 적용해 이전보다 빠르고 정확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 전후 같은 기준으로 역량을 측정하면, 변화 여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어떤 구성원의 역량이 향상됐는지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는 교육 효과가 크지 않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다음 교육과정 설계나 인재 배치에 활용할 수 있다.
코드프레소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업 드림에이스 등 일부 기업과 이 같은 ‘진단-교육-재진단’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먼저 현재 역량을 측정하고 개인별 학습 목표를 설정한 뒤 일정 기간 교육을 진행하고 다시 역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업 AI 교육의 목표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우선 많은 직원에게 빠르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했다. 생성형 AI 시대에는 직원들이 교육을 ‘들었는가’보다 이후 실제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게 됐는가’를 확인할 필요성이 커졌다.
교육과 평가 경계 허물어지는 AI 인재 육성
코드프레소는 2019년 설립 이후 IT 교육을 시작으로 기업의 IT 인재 역량 평가와 관리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SK텔레콤 등을 비롯한 기업과 공공기관,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과 평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험을 AI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가 강조하는 차별점도 교육과 평가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교육만 제공하면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평가만 제공하면 발견한 부족한 역량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다음 문제가 남는다. 코드프레소가 역량 진단과 맞춤형 교육, 재평가를 하나의 순환 구조로 만들려는 이유다.
기업의 AI 경쟁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초창기에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게 도입하느냐가 관심사였다. 이후에는 구성원이 AI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고, 이제는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높일 것인지가 다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교육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조직이 바뀌지 않는다. 직원이 실제 자신의 업무에서 AI를 활용해 이전과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기업이 확인해야 할 지표도 ‘몇 명이 AI 교육을 받았는가’에서 ‘교육 이후 무엇을 더 잘할 수 있게 됐는가’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이동훈 코드프레소 대표는 “AI 교육의 목표는 구성원이 교육을 얼마나 많이 이수했는지가 아니라, 교육 이후 실제 업무 수행 방식과 결과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어야 한다”며 “개인의 현재 역량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 뒤 다시 변화를 측정하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기업의 AI 교육 투자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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