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2인승 무인택시 사이버캡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유상 운행을 시작했다.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없는 차량을 상용 서비스에 투입한 것은 업계 최초 사례로 꼽힌다. 카메라와 인공지능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오랜 구상이 실제 도로 위에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목요일 밤 비공개 행사를 통해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테슬라 팬들과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주로 참석했으며, 머스크 본인은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튿날인 금요일 오후 5시부터 일반인도 앱을 통해 사이버캡 호출이 가능해졌다.
사이버캡은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차량이 근처에 도착하면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며, 앱이나 차량 내부 버튼으로도 개폐가 가능하다. 트렁크 역시 앱으로 원격 개방할 수 있다.
탑승 편의성을 높이는 개인화 기능도 눈에 띈다. 이전 탑승 기록을 바탕으로 실내 온도와 스트리밍 서비스 계정이 자동으로 설정되며, 하차 후에는 해당 정보가 즉시 삭제된다. 인공지능 비서 그록과의 연동을 통해 자연스러운 대화형 질의응답도 지원한다.
적재 공간은 570리터로 캐리어 두 개와 기내용 가방 두 개를 수납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트렁크 하중 한도는 약 100킬로그램이며 대형 유모차나 휠체어 한 대를 접어서 실을 수 있다.
안전 장비로는 전방 에어백, 무릎 에어백, 좌석 장착형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이 탑재됐다. 실내에는 승객 감지용 캐빈 카메라와 레이더가 함께 설치돼 에어백 전개 방식을 결정하고 분실물이나 오염 여부를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사이버캡 이용에는 여러 제약이 뒤따른다. 13세 미만 어린이는 탑승 자체가 불가능하다. 13세에서 17세 사이 미성년자는 보호자 동반 시에만 탑승할 수 있다. 같은 회사의 모델Y 로보택시가 보호자 동반 조건으로 8세 이상 탑승을 허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엄격한 기준이다.
호출 방식에도 제한이 있다. 탑승자 본인만 사이버캡을 호출할 수 있으며, 파티에 나간 자녀를 위해 부모가 대신 차량을 부르는 방식은 지원되지 않는다.
차량 좌석은 유아용 카시트 고정을 위한 아이소픽스나 라치 앵커가 없다. 안전벨트로 카시트를 고정하는 방식만 가능한데, 어차피 13세 미만은 탑승할 수 없어 로보택시 이용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다만 향후 30,000달러대 일반 판매 모델을 염두에 둔 사전 준비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약속했던 3만 달러대 개인 구매용 사이버캡의 출시 시점은 이번 행사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다.
텍사스 차량관리국 등록 자료에 따르면 오스틴에 등록된 사이버캡은 45대에 그친다. 이 가운데 실제 서비스에 투입된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비스 지역도 오스틴 한 곳으로 한정된다.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운영되는 로보택시 트래커 집계를 보면 테슬라는 미국 6개 도시에서 약 220대의 무인택시를 운영 중이다. 반면 미국 최대 로보택시 사업자인 웨이모는 14개 도시에서 약 4,000대를 운행하고 있다. 단순 대수만 놓고 봐도 20배 가까운 격차다.
기술 방식에서도 차이가 뚜렷하다. 사이버캡은 전방 1개, 후방 1개, 각 도어 필러, 윈드실드 상단 2개, 전방 펜더 2개 등 총 8개의 외장 카메라만으로 주행 환경을 인식한다. 라이다나 레이더 기반 센서 융합을 채택한 웨이모나 죽스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테슬라 측은 카메라 단독 방식이 부품 단가와 생산 복잡도를 낮춰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차량 외관 역시 도장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색상을 소재 자체에 섞어 성형하는 방식을 적용해 별도 도장 부스 없이 생산 단가를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이버캡의 제원을 보면 테슬라가 만든 차량 중 가장 가볍고 효율적인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기저항계수는 0.2 미만이며, 공차 중량은 3,113파운드로 현재 판매 중인 가장 가벼운 모델3보다도 약 700파운드 가볍다. 전륜 배치 모터는 219마력을 발휘하며 48킬로와트시 배터리팩을 탑재했다. 제동 방식도 유압식이 아닌 전기식 액추에이터 캘리퍼를 사용한다.
다만 머스크가 내세운 로드맵과 실제 진행 속도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그는 2025년 말까지 로보택시 서비스를 미국 인구의 절반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45대 등록, 오스틴 단일 도시 운영이라는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용 설계 차량을 자체 생산한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으로 꼽힌다. 재규어나 지커 등 기존 완성차를 개조해 사용하는 웨이모 방식보다 대규모 확장 시 비용 효율성에서 앞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러한 우위가 실제 시장에서 증명되기까지는 안전성 검증과 생산 확대, 규제 대응이라는 과제가 함께 남아 있다.
카메라 단독 방식의 완전자율주행이 상용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축적될 운행 데이터가 답할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에서의 초기 운행 성과가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 전체의 향방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편집장)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저작권자(c)>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