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배터리 업체 프로로지움(ProLogium)이 중량 에너지밀도 381Wh/kg에 이르는 대형 전고체 배터리 셀의 양산에 돌입했다(프로로지움)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대만 배터리 업체 프로로지움(ProLogium)이 중량 에너지밀도 381Wh/kg에 이르는 대형 전고체 배터리 셀의 양산에 돌입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이 대부분 시험 생산과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프로로지움은 제3자 시험을 통해 에너지밀도와 전고체 분류 기준을 확인하고 기존 기가급 생산설비를 활용한 상용화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프로로지움은 최근 3.5세대 리튬 세라믹 배터리(LCB)를 대만 기가급 생산시설에서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된 셀은 185.4Ah 대형 제품으로 독립 시험기관 TÜV의 시험에서 중량 기준 381Wh/kg, 부피 기준 903Wh/L의 에너지밀도를 기록했다.
높은 에너지밀도는 동일한 전력을 저장하는 데 필요한 배터리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기차에서는 배터리 경량화와 탑재 공간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경쟁 지표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해당 셀의 전고체 분류에 대한 외부 시험 결과다. UL Solutions가 중국 GB/T 43568-2026 시험 방법에 따라 셀을 120℃ 진공 환경에서 6시간 시험한 결과 중량 감소율은 0.05%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고체 분류 기준인 최대 0.5%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프로로지움은 해당 기준에 따라 전고체 배터리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로지움은 최근 3.5세대 리튬 세라믹 배터리(LCB)를 대만 기가급 생산시설에서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프로로지움)
다만 이번 결과는 특정 시험 규격에 따른 전고체 분류와 에너지밀도를 확인한 것으로 실제 전기차 적용 경쟁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명과 충방전 성능, 급속충전, 저온 성능, 양산 수율과 원가 등 추가적인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로로지움이 강조하는 경쟁력은 배터리 성능뿐 아니라 양산 경험에 있다. 회사는 2012년 현재의 LCB 플랫폼 기반이 되는 '로지티움(Logithium)' 셀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이듬해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일반 소비자용 전자제품과 의료기기, 특수용도 및 자동차 관련 분야 등에 누적 240만개 이상의 셀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생산 방식 역시 2013년 1세대 시트 단위 생산에서 2017년 롤투롤 방식으로 발전했고 2024년에는 대형 셀을 생산할 수 있는 3세대 기가급 플랫폼을 가동했다. 연구실이나 파일럿 라인에서 곧바로 GWh급 생산으로 넘어가는 대신 실제 상업 생산을 통해 공정과 수율, 품질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프로로지움은 현재 3.5세대에서 한 단계 발전한 4세대 LCB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에는 완전 무기계 초유동화 전해질 시스템을 적용하면서도 기존 로지티움 셀 구조와 주요 제조공정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로지움은 현재 3.5세대에서 한 단계 발전한 4세대 LCB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프로로지움)
회사 측은 4세대 배터리 생산 전환 과정에서 현재 기가급 생산라인과 관련 장비 가운데 약 10%만 변경하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배터리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는 대신 기존 양산 기반을 유지하면서 소재와 전해질 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4세대에는 고온에서 전극 활물질을 안정화해 열폭주를 억제하는 'ASM(Active Safety Mechanism)'도 적용할 예정이다. 프로로지움은 이를 통해 에너지밀도와 고출력·급속충전 성능을 유지하면서 저온 성능 개선과 재료 및 제조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전기차뿐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해양 및 항공우주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도 진행되고 있다. 대만을 기술개발과 제조 검증 거점으로 활용하고 프랑스에서 대규모 생산 기반을 확보한 뒤 북미에서 단계적으로 현지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프랑스 덩케르크 공장은 지난 2월 1단계 착공에 들어갔으며 2030년까지 연산 4GWh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전체 부지의 최대 설계 생산능력은 44GWh에 이르는 것으로 소개됐다.
전고체 배터리 업계에서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381Wh/kg이라는 수치보다 대형 셀을 기존 기가급 생산 플랫폼에서 제조하고 있다는 주장에 있다(프로로지움)
한편 전고체 배터리 업계에서 이번 발표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381Wh/kg이라는 수치보다 대형 셀을 기존 기가급 생산 플랫폼에서 제조하고 있다는 주장에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소재와 공정, 수율 및 생산비용 문제로 연구개발과 실제 대량생산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큰 기술로 꼽힌다.
프로로지움이 제시한 3.5세대 셀의 생산 규모와 품질, 수율 및 자동차용 배터리로서의 장기 내구성이 향후 실제 공급 과정에서 검증된다면 전고체 배터리 경쟁의 초점 역시 누가 먼저 개발했느냐에서 누가 더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느냐로 한 단계 이동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 오토헤럴드(http://www.autoherald.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