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2006년 ‘신 귀무자’ 이후 약 20년 만에 '귀무자' 시리즈 신작 ‘귀무자 Way of the Sword(웨이 오브 더 소드. 이하 검의 길)’로 돌아왔다. 캡콤이 쌓아온 액션 게임 제작 노하우가 손끝으로 전해지는 작품으로, 적의 공격을 받아내고 빈틈을 파고드는 검극 액션을 선보이며 게이머를 유혹하고 있다. 국내에는 게임피아가 캡콤과 협력해 유통하고 있다.
게임을 직접 즐겨보니 역시 게임의 가장 큰 강점은 액션에 있다. 무엇보다 베는 맛이 상당하다. 공격을 조합해 칼을 휘둘러 적을 쓰러뜨리는 기본적인 과정부터 만족스럽고, 공격을 주고받다가 결정적인 일격을 꽂아 넣을 때는 묵직한 쾌감이 따라온다. 상대가 환마라는 괴물인 만큼 사람을 베는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전투의 핵심은 체력과 별도로 존재하는 역동 게이지다. 약 공격과 강 공격을 조합해 적의 체력을 깎는 것에 더해, 적의 공격에 대응해 역동을 깎고 큰 공격을 넣을 기회를 만드는 것이 귀무자 검의 길의 전투 핵심이다. 공격을 자연스럽게 받아넘겨 균형을 무너뜨리거나, 타이밍에 맞춰 쳐내 역동 게이지를 깎을 수 있다.
덕분에 방어에도 공격 못지않은 손맛이 있다. 적의 공세를 잘 받아내면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이러한 흐름에 익숙해지면 다수의 적에게 둘러싸인 상황도 즐거워진다.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공격에 대응하며 하나씩 적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검극 액션의 재미가 살아난다.
게다가 쳐내기나 일반적인 패링보다 더 높은 조작 난도를 요구하는 일섬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특히 크다. 적의 공격 순간을 노려 강력한 공격을 꽂아 넣는 기술로, 역동 게이지를 크게 깎을 수 있어 실전에서의 보상도 확실하다. 기본적인 공격과 방어에 익숙해진 뒤에는 일섬의 성공률을 높여가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목표가 된다.
여기에 귀신화와 각종 무기를 활용한 기술도 더해진다. 기본 검술로 공방을 주고받다가 강력한 힘을 꺼내 전투의 흐름을 바꾸는 재미가 있다.
이러한 전투의 장점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콘텐츠는 보스전이다. 일반 몬스터와의 전투도 재미있지만, 저마다 다른 패턴과 기믹을 갖춘 보스들은 한층 높은 집중력을 요구한다. 화살로 특정 패턴을 끊는 등 검을 맞대는 것 외에도 상황에 맞는 대응이 필요해 공략하는 재미가 상당하다.
한 번 쓰러뜨린 보스에게 별도의 도전을 통해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반가운 요소이며, 모든 보스를 다시 공략하는 것에 성공하면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두 가지 난이도를 마련해 액션에 서툰 이용자도 자신의 수준에 맞춰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야기는 기승전결이 깔끔하다. 환마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갑의 힘으로 되살아나 귀신무사인 귀무자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무대는 에도 시대 초기의 교토로, 역사 속 인물과 초자연적인 존재가 뒤섞인 세계를 펼쳐 보인다.
등장인물도 흥미롭다. 아군과 적 등 주요 인물들이 시대를 넘나든다. 헤이안 시대 중기의 궁녀이자 ‘겐지 이야기’를 쓴 작가 무라사키 시키부, 가부키의 시조로 불리는 이즈모노 오쿠니, 헤이안 시대 전기의 관료이자 저승을 오가며 염라대왕을 도왔다는 전설 같은 인물 오노노 다카무라, 완갑녀로 등장한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아내 시즈카 고젠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된 적으로 등장하는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는 12세기 헤이안 시대 말기에 활약한 무장이며, 요시츠네를 섬긴 승병 무사시보 벤케이도 보스로 등장하기도 한다. 일본 역사나 이를 소재로 한 작품에 익숙한 이용자라면 눈길이 갈 만한 조합이다. 여기에 무사시의 숙적으로 알려진 사사키 간류도 등장한다. 간류 섬에서의 결투를 게임에서 간접 체험하는 느낌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구성된 이야기가 판타지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작부터 결말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돼 만족스럽다. 한 편의 이야기를 끝냈다는 충족감과 함께, 엔딩 연출을 보면 앞으로 DLC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더 만날 수 있을지 자연스럽게 기대감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게임은 전투 사이를 채우는 탐험과 성장 요소도 갖췄다. 교토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고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는 흐름에서는 세미 오픈월드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곳곳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으며,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도 탐험에 동기를 더한다. 이미 방문한 지역을 다시 활용하는 방식도 무난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여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게임의 비주얼은 게임 분위기 덕에 색이 전반적으로 칙칙한 느낌이라 화려한 느낌은 없다. 덕분에 화사한 느낌의 배경을 만나기 힘들어 비주얼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바로 받기는 힘들 수 있다고 본다. 캐릭터와 장비, 배경의 질감 등이 잘 구현됐고, 교토를 배경으로 한 당시의 분위기를 나쁘지 않게 전한다.
그리고 최적화는 괜찮은 편이다. ROG Xbox Ally X나 닌텐도 스위치 2 같은 휴대용 기기에서도 무리 없이 즐길 만하다. 다양한 환경에서 액션의 재미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게다가 그래픽이 아쉬울 뿐이지 전체적인 연출이나 묘사가 상당하고, 캐릭터의 표정 연기가 정말 살아 있다.
캐릭터들의 연기가 정말 살아 있는 배우들을 보는 듯하다. 특히 주인공 무사시 역에는 일본의 전설적인 명배우 미후네 토시로를 내세웠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지만, ‘7인의 사무라이’와 ‘요짐보’ 등의 영화에서 사무라이를 연기한 배우로 미야모토 무사시를 연기한 경험도 있다. 이번 ‘귀무자 검의 길’에서도 그의 무게감이 잘 느껴진다. 오랜 사무라이 영화의 팬이라면 상당히 반가울 수 있으리라 본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쪽에서 환영을 더 받았으리라 본다.
오랜만에 돌아온 ‘귀무자’는 자신이 가진 강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작에 추억을 가진 이용자는 물론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에게까지 충분히 추천할 만한 귀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