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유명 관광지를 따라 여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골목 곳곳마다 제각기 다른 취향을 가득 품은 공간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주택과 골목, 역사적인 건물 사이에서 생활용품, 디저트와 문학, 지역 음식처럼 하나의 분야에 머물지 않는 작은 공간들을 발견했다. 상하이에서 조금 색다른 쇼핑과 도시의 개성을 경험하고 싶다면 오늘 소개할 5곳의 공간을 눈여겨볼 만하다.
Rosa Gallica
꽃 냄새가 가득한 공간, 로사 갈리카
우캉루의 작은 복합공간인 ‘우캉팅(Ferguson Lane)’에 자리한 플라워 샵이다. 10년 이상 우캉루에서 영업해온 곳으로, 생화와 화분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꽃집의 범주를 넘어 식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활 소품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꽃과 초록 식물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어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작은 온실 같은 인상을 주며, 계절에 따라 꽃과 식물의 구성이 달라진다. 상하이의 도시적인 풍경 속에서 자연을 생활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방식이 이곳의 매력이다.
드라이 플라워와 식물 장식품을 비롯해 액세서리, 향수와 향초, 크리스털, 가방에 달 수 있는 장식품, 모자 등 작은 생활 소품을 함께 판매한다. 식물이나 꽃을 모티프로 한 물건들이 많아 꽃다발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꽃의 매력을 즐길수 있다.
실제로 우캉루의 로사 갈리카는 지역 주민뿐 아니라 주말에 우캉루를 찾는 방문객들이 꽃과 식물, 작은 선물을 함께 고르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우캉루를 산책하다 잠시 들러 꽃을 구경하고, 상하이의 라이프스타일 숍이 어떤 방식으로 자연과 일상을 결합하는지 살펴보기에 좋은 공간.
神更仔·潮汕魂大排档
상하이에서 가장 맛있는 개불덮밥, 선겅자이
선겅자이는 상하이에서 차오산(潮汕) 지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차오산은 중국 광둥성 동부에 자리한 지역으로, 신선한 해산물과 소고기, 죽, 절임 요리 등 독특한 음식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한커우루점은 난징둥루와 가까운 도심에 자리해 저녁 식사는 물론 늦은 시간 차오산 음식을 즐기는 야식 공간으로도 인기다.
추천 메뉴는 개불덮밥. 개불을 잘게 썰어 볶은 뒤 밥 위에 올려 먹는 요리로, 달짝지근한 양념과 아삭하게 씹히는 개불의 식감과 향이 인상적이다. 살아 있는 청게와 새우를 넣어 끓이는 사궈저우(砂锅粥)는 해산물의 감칠맛이 고스란히 배어든 차오산식 죽이다. 청게와 활새우, 조개류, 셀러리 등을 넣고 주문과 동시에 끓여내 깊고 진한 맛을 낸다. 이 밖에도 소금물에 절인 거위를 조려낸 루어어(卤鹅), 소고기 요리, 뜨거운 솥에 재료를 넣고 빠르게 익혀내는 쯔저(啫啫) 계열 요리 등 다양한 차오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곳의 매력은 상하이 요리가 아닌, 상하이 안에서 또 다른 중국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선한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차오산의 음식 문화를 ‘대파이당(大排档)’이라는 활기찬 서민 음식점의 형태로 풀어내 고급 광둥요리점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상하이 여행에서 현지 음식의 경계를 넘어 중국의 다채로운 지역 음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들러볼 만한 곳이다.
Luneurs Rock Bund
라이프스타일 카페, 루너스 록번드점
루너스는 2018년 상하이에서 시작한 프렌치 스타일 베이커리·아이스크림 브랜드다. 프랑스에서 성장한 Son Quach를 비롯한 네 명의 창립자가 시작해 빵과 아이스크림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브런치와 커피까지 영역을 넓혔다. 상하이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지만 매장마다 공간의 성격을 달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중 록번드점은 역사적인 건축물에 현대적인 베이커리를 더한 공간으로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록번드점은 1933년 완공된 Y.W.C.A. 빌딩 1층에 자리한다. 역사적인 건축의 장식과 구조를 가리지 않고, 목재와 스테인리스 스틸, 합판, 테라조 등 소박한 재료와 기능적인 가구를 사용해 기존 건축을 돋보이게 했다. 장식적인 천장과 기하학적인 바닥 패턴은 그대로 살려 오래된 건축과 새로운 브랜드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는 아이스크림과 빵, 페이스트리를 비롯해 브런치와 식사 메뉴까지 다양하다. 초콜릿과 솔티드 캐러멜 같은 클래식한 아이스크림부터 계절과 협업에 따라 선보이는 새로운 맛까지 선택의 폭이 넓으며, 크루아상과 바게트 등 프렌치 베이커리와 직접 만든 디저트, 커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보다는 좌석과 식사 공간을 갖춘 카페에 가까워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오래된 건축물을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해석한 방식이 인상적이다. 상하이의 역사적인 건축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만나는 풍경을 보고 싶다면 음식과 공간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毛姆礼帽 Cafe Bar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 마오우리마오 카페바
상하이 쉬후이구 용자루(永嘉路)에 자리한 작은 문학 테마 카페다. 이름의 ‘마오무(毛姆)’는 영국 작가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을, ‘리마오(礼帽)’는 그가 즐겨 쓰던 중절모를 뜻한다. 실제로 매장에는 몸의 모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작가와 예술가들의 수집품이 전시돼 있어 일반적인 카페라기보다 작은 문학 박물관에 가깝다. 2024년 문을 연 이후 독특한 콘셉트로 주목받으며 상하이의 ‘청춘 소점’으로도 선정됐다.
내부에는 서머싯 몸을 비롯해 안데르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로맹 롤랑, 샤오위 등 여러 인물과 관련된 친필 편지와 원고, 오래된 책과 초판본 등이 전시돼 있다. 유리 진열장과 벽면에 자료를 배치하고 복고풍 타자기 등을 더해 오래된 작가의 서재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전시품이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 소장품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문학과 역사 속 인물들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카페를 넘어 작은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것도 특징이다. 명인들의 수기와 편지를 소개하는 소규모 전시를 비롯해 문학 살롱과 문화 행사를 열고, 문학을 소재로 한 문창 상품도 선보인다. 상하이의 오래된 도시 풍경을 산책하다 잠시 들러 커피를 마시고, 한 개인의 독특한 컬렉션을 통해 문학과 예술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云洲古玩城
보물찾기, 윈저우구완청
골동품과 오래된 물건에 관심이 있다면 윈저우구완청을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과거 타이위안루 우표·화폐·골동품 시장을 전신으로 하는 대형 수집품 시장으로, 약 2만㎡ 규모에 9개 층, 1,000여 개의 상점이 들어서 있다. 단일 골동품점이라기보다 다양한 상인이 모여 있는 전문 시장에 가까워 상하이의 오래된 물건을 한자리에서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판매 품목도 다양하다. 도자기와 옥기, 고가구와 장식품을 비롯해 우표와 화폐, 각종 수집품과 공예품까지 층마다 취급하는 물건이 다르다. 여행객이라면 고가의 골동품을 구입하기보다 중국의 오래된 물건이 어떻게 수집되고 거래되는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도자기와 공예품, 보석류, 우표와 동전 등 특정 분야를 다루는 상점이 많으니 관심 있는 품목을 정해 층별로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