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온코퍼레이션이 맘스터치 일본 법인의 현지 캠페인 영상을 촬영 없이 AI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쓰던 광고를 번역해 내보내는 대신 일본 응원단 문화를 소재로 새로 기획했고, 30초 분량 영상은 공개 한 달 만에 약 50만 회 재생됐다. 양사는 지난 2월 일본 현지 법인 간 계약을 체결한 뒤 캠페인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첫 캠페인 ‘3사이(最) 선언’은 일본 시장을 기준으로 새롭게 기획했다. 일본어 ‘最高(사이코·최고)’의 첫 글자인 ‘最’를 활용해 품질과 서비스, 공간의 강점을 전달하고, 여기에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응원단 문화를 접목했다. 뜨거운 기름에서 닭 통살 패티가 튀겨지는 장면처럼 실제 촬영이 어려운 부분까지 모두 AI로 구현했다.
영상에는 “아침부터 힘을 받았다”, “기세가 느껴지는 광고”, “바삭바삭한 소리가 맛있어 보여 먹고 싶어졌다” 같은 일본어 댓글이 이어졌다. 특정 매장을 언급하며 방문 의사를 밝힌 댓글도 확인됐다.
파이온은 콘셉트 기획부터 스토리보드, 영상 제작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다. 브랜드는 현지 광고 대행사나 촬영팀을 새로 꾸리지 않고도 시장에 맞춘 소재를 확보할 수 있어, 진출 초기에 부담이 컸던 제작 기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다.
이번 계약에는 맘스터치 일본 법인이 콘텐츠 생성 AI 에이전트 ‘크리젠’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권한과 실무자 대상 워크숍도 포함됐다. 현지 법인이 향후 캠페인 소재를 직접 제작하고 상황에 맞게 수정할 수 있도록 제작 역량을 내재화한다는 취지다.
AI로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작업 자체는 이미 확산돼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 방송·영상산업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2025년 상반기 30.8%를 기록했다. 세 곳 중 한 곳이 사용하고 있다.
닐슨 카탈리나 솔루션스가 소비재 캠페인 500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광고로 발생한 매출 상승분의 47%는 크리에이티브에서 발생했다. 타깃팅의 기여도 9%보다 다섯 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의 일본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9월 한국 기업이 일본에 설립한 신규 법인은 318곳으로 2024년 연간 기록 316곳을 9개월 만에 넘어섰다. 다만 현지에서 내보내는 광고는 대개 본사가 제작한 한 편에 자막과 성우 내레이션만 현지 언어로 바꾼 것이다. 일본은 SNS 콘텐츠의 소비 주기가 빠르고 현지 문화 코드에 대한 반응이 뚜렷해 이런 방식으로는 주목받기 어렵다.
시장별로 소재를 새로 제작하려면 현지에서 통하는 화법을 아는 기획 역량과 이를 국가 수만큼 제작할 여력이 함께 필요하다. 현지 대행사는 화법을 알지만 촬영 단가와 제작 기간이 그대로였고, AI 제작 도구는 빠른 대신 무엇을 제작할지는 담당자가 정해야 했다. 본사 소재를 그대로 사용하는 관행은 여기서 굳어졌다.
정범진 파이온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AI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느냐는 이제 질문이 되지 않는다. 무엇을 제작할 것인가만 남는다”며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경쟁력은 몇 개 나라에 진출했느냐가 아니라 몇 개의 화법을 가졌느냐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제작 여건 때문에 현지화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K-브랜드의 해외 시장 진출을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 지원하는 사례를 계속 넓히겠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내용은 브이캣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파이온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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