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SSD는 PC 시스템의 체감 성능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구성품이다. 그러다 보니 제조사들은 한층 향상된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 SSD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요즈음 SSD(NVMe) 시장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PCIe 5.0 인터페이스다. PCIe 5.0 인터페이스는 기존의 고급형 SSD에서 주로 적용되던 PCIe 4.0 대비 2배, 보급형 SSD에 적용되는 PCIe 3.0에 비하면 4배에 달하는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을 발휘한다.
PCIe 5.0 지원 SSD는 그만큼 매우 뛰어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아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유명 브랜드의 SSD는 더욱 그렇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브랜드의 제품은 좀 더 저렴하겠지만 이런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을 신뢰할 수 있을지 불안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소비자라면 이번에 소개할 ZHITAI(지타이) TiPlus9100에 주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지타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메모리 기업 중 한 곳인 YMTC(Yangtze Memory Technologies,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에서 선보인 SSD 브랜드다. YMTC는 2026년 2분기 낸드플래시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4%를 기록하며 세계 3위에 오를 정도로(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다만, 이런 모기업의 든든한 배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타이는 아직 SSD 시장에서 후발주자이다 보니 유사한 스펙의 유명 브랜드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이번에 소개할 TiPlus9100는 PCIe 5.0 기술을 지원하는 최신 제품으로, 순차 읽기 최대 12,000MB/s, 순차 쓰기 최대 10,700MB/s의 좋은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비슷한 체급의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최신 기술 담았지만 부담 던 가격
지타이 TiPlus9100는 PCIe 5.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최신 제품이지만 외형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NVMe SSD와 다를 바 없다. 2280(22×80mm)의 크기와 더불어 M.2 커넥터를 갖춘 평범한 폼팩터다. 이 덕분에 최신 시스템은 물론, PCIe 3.0~4.0까지만 지원하는 구형 시스템에도 별다른 어댑터 없이 그대로 꽂아 쓸 수 있다. 물론 PCIe 5.0을 지원하지 않는 시스템에서는 최대 성능 역시 해당 세대 수준으로 제한된다.
TiPlus9100의 낸드플래시는 TLC(Triple Level Cell) 방식을 채택했다. 최근 보급형·대용량 SSD 시장에서는 원가 절감이 유리한 QLC(Quad Level Cell) 낸드 채택이 늘고 있지만, TiPlus9100은 하드코어 게이머와 크리에이터 등 고성능 스토리지가 필요한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답게 쓰기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유리한 TLC 낸드를 유지했다. 실제로 용량별로 600~2,400TBW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TBW(Total Bytes Written)는 SSD가 수명 동안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총 데이터량을 의미하는 내구성 지표다. TiPlus9100 1TB 모델의 TBW는 600TB인데, 이를테면 매일 20GB씩 데이터를 쓰고 지운다고 가정해도 약 82년을 사용할 수 있는 수치다. 물론 일반 사용자가 매일 20GB씩 새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통상적인 사용 환경에서는 이보다 훨씬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TB 모델은 1,200TBW, 4TB 모델은 2,400TBW에 달하기 때문에 더욱 든든하다.이런 내구성과 더불어 순차 읽기 최대 12,000MB/s, 순차 쓰기 최대 10,700MB/s(제조사 발표 기준)에 달하는 속도 역시 TiPlus9100의 핵심 경쟁력이다.
TiPlus9100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특징은 별도의 D램(DRAM) 캐시를 탑재하지 않은 'D램리스(DRAM-less)' 설계다. 일반적으로 SSD는 파일을 저장할 때마다 '이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어 있는지'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D램 캐시를 함께 탑재하는데, TiPlus9100은 이 D램을 과감히 생략했다.
D램리스 SSD는 한때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D램을 탑재한 제품에 비해 성능이 확연히 낮았기 때문이다. 특히 SSD 시장 초기에 등장한 일부 D램리스 제품은 이용에 불편을 줄 정도로 버벅거림이 심해 절대 '비추'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요즘 나오는 D램리스 SSD 중에는 가격뿐 아니라 성능 만족도를 함께 수준급까지 끌어올린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TiPlus9100 역시 그런 사례로 꼽을 만하다. D램 대신 시스템 메모리 일부를 캐시로 활용하는 HMB(Host Memory Buffer) 기술을 탑재해, D램이 없는 구조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HMB는 최신 운영체제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지원되는 기능이라, 일반 사용자가 별도로 신경 쓸 부분은 아니다. 일부 구성을 축소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최신 기술을 더해 성능을 보강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효율적인 설계는 가격 경쟁력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2026년 9월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타사의 PCIe 5.0 SSD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이를 느낄 수 있다. 지타이 TiPlus9100(31만 9,000원, 12,000MB/s, 10,700MB/s)은 D램을 탑재한 상위급 제품 대비 가격은 32~45% 더 저렴하지만, 성능(순차 읽기·쓰기 기준)은 76~82% 수준이다. 즉 가격은 3분의 1가량 낮아지는 데 비해 성능 저하 폭은 20% 안팎에 그치는 셈이니, D램 유무에 따른 손해보다 가격 이점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제조사가 발표한 스펙상의 수치다. 이런 수치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노트북에 장착해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스펙상의 수치가 실사용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에이수스(ASUS)의 2026년형 게이밍 노트북 'ROG Strix SCAR 18(G835)'에 TiPlus9100을 장착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노트북은 인텔 코어 Ultra 9 290HX Plus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PCIe 5.0을 지원하는 M.2 슬롯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번 테스트는 단순히 TiPlus9100 단독 성능을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노트북에 기본 탑재된 SSD와 비교해 '체감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효과'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SCAR 18 G835에 탑재된 기존 SSD는 PCIe 4.0 x4 인터페이스 기반의 제품이다. 즉 이 노트북은 PCIe 5.0을 지원하는 슬롯을 갖추고 있음에도, 정작 기본 SSD는 한 세대 이전 규격을 쓰고 있는 것이다. PCIe 5.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눈여겨볼 지점이다. 다만 벤치마크 결과는 테스트 플랫폼 및 환경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도록 하자.
아토 디스크 벤치마크(ATTO Disk Benchmark)로 두 드라이브를 나란히 측정해봤다. 안정적인 수치가 나오는 2MB 이상 블록 크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TiPlus9100의 순차 읽기 속도는 약 14.2GB/s로, PC801(약 7.1GB/s)보다 두 배 가까이 빨랐다. 순차 쓰기 역시 약 10.2GB/s로, PC801(약 6.4GB/s) 대비 약 59% 향상된 수치를 보였다. 특히 TiPlus9100의 쓰기 속도는 제조사가 밝힌 스펙(10,700MB/s)에 거의 부합하는 결과로, 제조사 발표 수치가 허수가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 고급형 제품 취급을 받던 PCIe 4.0 기반 SSD 대비 지타이 TiPlus9100가, 특히 대용량 파일을 다루는 순차 읽기 작업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능 차이가 확실히 크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파일 복사 시나리오에서도 체감 성능을 테스트해봤다. 5만여 개의 자잘한 파일이 담긴 30GB 남짓의 폴더를 복사하는 데 TiPlus9100은 1분 15초가 걸린 반면, 기존 SSD는 1분 55초가 걸렸다. 약 35% 단축된 시간이다. 30GB 남짓의 단일 대용량 파일을 복사할 때도 TiPlus9100은 5초, PC801은 7초가 걸려 TiPlus9100 쪽이 약 29% 더 빨랐다. 특히 자잘한 다수 파일을 다루는 작업에서 시간 단축 폭이 더 컸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대용량 게임 설치나 프로젝트 폴더 전체를 옮기는 등, 일상적으로 자주 마주치는 작업에서 PCIe 5.0 업그레이드가 실제로 체감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실제 게임 환경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대용량 오픈월드 게임인 '붉은사막'을 기준으로, 게임 실행에 걸리는 시간은 TiPlus9100이 12초, 기존 SSD가 15초로 TiPlus9100 쪽이 약 20% 더 빨랐다. 타이틀 화면에서 실제 플레이 화면으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TiPlus9100은 46초, PC801은 51초로, 약 10%의 시간이 단축됐다.
다만 게임 플레이 도중의 프레임레이트 상승이나 끊김 현상 개선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이는 기존 PCIe 4.0 기반 SSD 역시 이 게임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분히 만족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SSD는 게임 로딩이나 맵 전환 같은 데이터 읽기·쓰기 구간에서 성능 차이를 만들어내는 부품이지, 실시간 프레임 처리에는 GPU·CPU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결과다.
테스트 중 온도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크리스탈디스크인포로 관찰한 결과, 유휴 시에는 섭씨 30도 전후, ATTO 등 벤치마크 실행 중에도 섭씨 38도 전후를 기록했다. 이는 지타이가 자료에서 언급한 '벤치마크 시 최대 70도 안팎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수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물론 온도는 작업의 종류나 이용 플랫폼 등 주변 환경에 따른 변수가 많아 항상 이 정도로 유지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번 테스트 환경(게이밍 노트북)에서는 발열 관리가 우수한 편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성능은 증명했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 극복해야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지타이(ZHITAI) TiPlus9100는 많은 장점을 가진 제품이다. PCIe 5.0 기반의 최신 SSD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지만, 유명 브랜드 제품은 비싼 가격 때문에, 비주류 브랜드 제품은 검증되지 않은 성능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지타이 TiPlus9100은 이런 고민에 상당히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는다. D램을 탑재하지 않은 실속형 설계임에도 불구하고 동급 경쟁 제품보다 우수한 스펙을 갖췄고, 실측 테스트에서도 기존 PCIe 4.0 SSD 대비 파일 복사는 최대 35%, 게임 로딩은 최대 20% 빨라지는 등 체감 가능한 성능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품의 성능과는 별개로 이 제품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다. YMTC라는 든든한 모기업을 등에 업고 있고 실제 성능도 준수한 편이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같은 익숙한 브랜드에 비해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소비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국내 공식 유통사인 ㈜도우정보에서 5년의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것도 이런 불안감을 덜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지타이 TiPlus9100은 2026년 9월 현재 온라인 쇼핑몰 기준 1TB 31만 9000원, 2TB 52만 9000원, 4TB 109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비싼 가격도, 비주류 브랜드의 불안한 성능도 내키지 않았던 소비자라면, 지타이 TiPlus9100이 그 틈을 메워줄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