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인 IAA 트랜스포테이션이 독일 하노버에서 막을 올린 가운데, 토요타 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전격 공개하고 유럽 주요 제조사들과의 대규모 기술 동맹을 발표했다. 승용차 중심이었던 기존 수소 전략의 무게중심을 상용차 부문으로 이동시켜 인프라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탈탄소화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토요타는 박람회 특별 무대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이상을 확보한 경상용 픽업트럭 하이럭스 FCV를 선보였다. 2028년 시장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상용차 전담 부서인 토요타 프로페셔널은 2030년까지 판매량을 2025년 대비 20% 늘어난 20만 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FC 시스템은 대형 트럭 기준 최대 출력 300kW를 발휘해 기존 디젤 엔진과 대등한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 대비 출력이 2배 향상되었으며 연비는 1.2배, 내구성은 2배로 대폭 개선되었다.
토요타는 스웨덴 스카니아, 이탈리아 이베코 등 유럽 주요 상용차 제조사에 신형 FC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합의했으며, 다임러 트럭과 볼보 그룹의 수소 합작사인 셀센트릭 투자 등 다각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승용 부문에서는 2014년 미라이 출시 이후 2024년 독일 BMW와 승용 수소 시스템 공동 개발을 체결한 바 있으며, 2028년 FCV 양산을 앞두고 있다.
토요타가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 전략을 재편한 배경에는 충전 인프라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딜레마가 존재한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2030년까지 유럽 전역에 약 2,000개의 대형 트럭용 수소 스테이션이 필요하다고 보았으나, 현재 구축된 충전소는 216개소로 목표치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충전 불편이 수소차 보급 지연과 연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운행 경로가 정해진 상용차 대량 수요를 기반으로 거점별 수소 생태계를 우선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수소 트럭 수량은 3만 5,000대를 넘어서며 2022년 말 대비 5배 급증했다. 승용차를 포함한 전체 FCV 보급 대수는 약 13만 대에 달하며 2030년에는 3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NEF는 향후 40년간 수소 트럭이 글로벌 트럭 판매의 약 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IEA 역시 향후 30년 내 수소 소비량의 60%가 트럭, 30%가 버스 등 상용차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유럽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IEA와 유럽특허청(EPO)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출원된 글로벌 수소 특허 중 유럽이 28%를 차지해 일본(24%)과 미국(20%)을 앞질렀다.
다임러 트럭도 주행거리 1,000km 이상의 액체 수소 트럭을 선보이고, 볼보가 2030년 수소 엔진 트럭 출시를 발표하는 등 유럽 제조사들의 기술 공세가 이어졌다. 다만 실제 운행 차량의 95%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어 실증 및 상용화 단계에서는 중국이 앞서가는 양상이다.
올해 IAA 트랜스포테이션은 전 세계 1,7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84대의 자동차를 출품 기술 경쟁을 펼쳤다. 특히 전동화, 바이오연료 등 다양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제시하는 다중 경로 전략 속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전년 대비 1.5배 넓어진 부스를 확보하며 위세를 과시했다. 중국산 전기 상용차의 공세에 맞서 유럽 완성차 업계와 토요타의 수소 연합이 상용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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