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인민법원(대법원)이 지능형 자율주행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된 차량 사고 시 책임 배분 기준을 담은 사법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급증하는 고도화된 자율주행 차량 분쟁에 대응해 규제 기준과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다.
최고법원은 법률 의견서를 통해 차량 제품의 결함과 운전자의 과실이 결합되어 손해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차량 제조업체나 판매자 모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2026년 기준 중국 내 신규 승용차의 70% 이상에 레벨 2 ADAS가, 30% 이상에 내비게이션 보조 운전(NOA) 기능이 탑재되는 등 관련 기술의 대중화에 따른 법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다만 최고법원은 ADAS 탑재 차량의 사고라고 해서 제조사에 자동적으로 책임이 귀속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사고 원인이 운전자의 단순 교통법규 위반에 있고 차량의 기능적 한계만으로는 결함을 입증할 수 없을 때는 제조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러나 제품 결함과 운전자의 주의 의무 태만이 동시에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과실 비율과 기여도에 따라 각 주체의 책임이 나뉜다.
과대·허위 마케팅에 대한 법적 처벌 기준도 한층 강화됐다. 제조사나 판매자가 차량의 자동화 수준이나 지능형 성능에 대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드는 주장을 하고,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민사 책임을 엄격히 적용하도록 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차세대 차량 사고 이후 부각된 마케팅 문제점을 법적으로 엄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법적 기준 마련과 함께 자율주행 전반의 안전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공업정보화부(MIIT)는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레벨 2 ADAS 안전에 관한 의무 국가 표준을 전격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표준은 시스템 기능 한계 명시, 사용자 교육, 사고 데이터 기록 및 제조사 안전 책임 규정을 포함한다.
상업적 차원의 위험 분담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BYD는 지난 5월 고급 ADAS 기능을 활용하던 중 발생한 과실 사고에 대해 수리비와 제3자 손해배상 등 직접적 경제 손실을 자사가 보장하는 1년 기한의 안전 보증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완성차 업체가 기술적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정적 위험을 적극 수용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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