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x IT동아 공동기획]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추진하는 '모두의 창업 2차'는 창업에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모두의 창업 2차'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창업가와 다양한 창업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모두의창업 프로젝트(이하 모두의창업)'는 창업 경험이나 사업계획서 완성도와 무관하게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정부의 전 국민 대상 창업 지원사업이다. 특정 업력이나 자격 요건을 요구하는 기존 예비창업패키지 등과 달리 지원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1차 모두의창업은 약 5000명을 선발했고, 하반기에 예정된 2차부터는 선발 규모를 1만 명으로 늘린다. 지역과 자본, 그리고 인프라 격차에 따른 이른바 'K자형 성장'을 극복하겠다는 정책 취지도 내세우는 만큼 주목받고 있다.
지역 단위 운영기관인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인천창경)에서 실제 서류 심사와 밀착 멘토링을 담당한 김정은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을 만나 1차 모두의창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2차 진행을 앞둔 소감을 들어봤다.
선발 관건은 '실행 가능성·진정성'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제약·바이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 소속이다.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는 AI 플랫폼 기반 신약 및 혁신 의료기기 개발 컨설팅 기업인 제이앤피메디(JNPMEDI)가 2024년 5월 설립한 액셀러레이터로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와 보육을 함께 진행한다.
이번 모두의창업에서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서류 심사부터 팀 배정, 멘토링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1차 기간 동안 약 25개 팀의 서류를 평가했고, 그중 1개 팀을 전담해 밀착 멘토링을 맡았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지원 가능하다'는 낮은 문턱이 모두의창업이 내세우는 차별점이다. 지원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 오픈형 사업이다 보니 서류의 완성도 편차도 클 수밖에 없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아이디어 한, 두 줄만 남긴 지원자가 있을 만큼 준비도가 천차만별이었다"며 "아이디어의 독창성이나 시장성도 물론 중요하다. 다만 초기 단계 사업인 만큼 실행 가능성과 창업자의 진정성에 더 무게를 두고 심사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1차 심사 중 기억에 남는 지원서로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인 스토리로 풀어낸 지원자'를 꼽으면서 "단순히 '이 제품을 만들고 싶다'가 아니라 어떤 미충족 수요를 직접 느꼈고 그것이 왜 사업화까지 이어지는지, 그리고 본인의 역량으로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지원서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눈에 띈 아이템 유형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웰니스 분야였다고 밝힌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필요성이 비교적 뚜렷하고 리스크와 진입장벽도 낮아 모두의창업의 '일단 해보라'는 취지와 특히 잘 맞는 영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모두의창업이 기존 예비창업패키지, 초기창업패키지 등 다른 창업 지원 사업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도 여기서 비롯된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기존에 봤던 창업 지원자들과 비교하면 사업계획서의 완성도는 다소 미숙할 수 있지만,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나도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로 끄집어내게 만든 점에서 모두의창업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 단계의 지원자를 심사한 소감에 대해서도 "투박한 사업계획서 이면에 담긴 강렬한 도전 의식과 스펀지처럼 배우려는 자세를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K자형 성장 극복의 현장 "지역 격차와 AI 활용에서 체감"
모두의창업 멘토링 단계에서 김정은 수석심사역이 중점을 둔 것은 ▲창업자의 역량과 의지를 파악하는 진단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정비 ▲실행을 이끄는 촉진자로서의 역할 등이었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지원자가 창업을 준비할 때 열정적이지만 챙길 업무가 워낙 많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이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원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주 단위로 계속 짚어주고 실행 목표를 부여하며 독려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즉 지원자가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집중한 셈이다. 이에 지원자도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뿌듯함을 느꼈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멘토링 과정은 모두의창업이 내세우는 'K자형 성장 극복'이라는 정책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K자형 성장이란 위기나 전환기를 거치며 일부 계층·지역·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K자의 위쪽 획), 다른 일부는 오히려 뒤처지며 격차가 벌어지는(K자의 아래쪽 획) 양극화 현상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모두의창업은 수도권과 지방, 자본과 인프라를 갖춘 창업자와 그렇지 못한 예비 창업자 사이의 이 같은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지원 대상을 열어두고 자금과 멘토링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에 따르면 이번 모두의창업 현장에서 체감한 변화는 지역적 한계 극복과 AI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 등 두 가지였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우선 전국 단위로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지방에 있는 우수한 예비 창업자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며 "또 AI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도 인상 깊었다. 인력이 부족한 1인 또는 소규모 팀임에도 AI를 활용해 업무 범위를 넓히고 속도를 높인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과제의 자금 지원과 멘토링이 더해진다면 인프라나 자본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진정한 의미의 K자형 성장 극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진행 과정 중 제기됐던 일부 논란에 대해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모두의창업의 본질은 지원자들에게 최대한 빠르고 폭넓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포착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실무적인 어려움은 크지 않았다"면서도 "오히려 다수의 지원자에게 창업의 첫 관문을 열어주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시 시작되는 2차에도 기대
2차 모두의창업 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만 명으로 선발 인원이 늘어난 데 이어 예비창업자뿐만 아니라 기존 창업자의 자격 요건이 창업 3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바뀌었다. 기본 트랙 이외에 대학·청소년 리그, 글로벌 리그, 사회혁신 소셜벤처 리그 등도 신설됐다. 오는 9월 17일 오후 4시까지 모두의창업 공식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특히 2차부터 도입되는 '3인 공동 심사 체제'와 '운영기관 심의위원회 의무화'에 대해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심사의 주관성을 보완하고 평가의 공정성을 대폭 강화하는 매우 긍정적인 조치"라며 "절차적으로는 추가되는 셈이지만, 다양한 시각이 교차 검증됨으로써 훨씬 더 객관적이고 내실 있는 팀을 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새롭게 도입되는 AI 생성률·표절률 검증 모델에 대해서도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지원서의 양보다는 창업을 향한 진정성과 독창성을 가려내는 훌륭한 여과 장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AI를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쓰는 것은 좋지만, 고민 없이 AI에만 의존한 지원서라면 창업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무자로서의 제언도 잊지 않았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심사역마다 전문 분야와 배경이 다르다 보니 발생하는 주관성 문제는 3인 공동 심사와 심의위원회 제도가 상당 부분 보완해줄 것"이라면서도 "평가 항목별로 구체적인 컷오프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이 추가로 제공된다면 심사역 간 평가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독창성·시장성·확장성·팀 역량 등 주요 평가 항목별로 최소한의 방향성 가이드가 있으면 심사역 간 기준 편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차 선발 규모가 5000명에서 1만 명으로 늘어나는 부분과 관련해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오히려 압도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접할수록 나만의 심사 영점이 더욱 단단하게 잡히는 것을 느낀다"며 "흔들리지 않는 일관된 기준 위에서 성장성, 시장성, 혁신성, 그리고 창업자의 잠재력을 더욱 빠르고 예리하게 짚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차 탈락 후 재지원하는 창업자를 심사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핵심은 보완과 진화"라며 "기존 아이디어의 약점을 얼마나 고민하고 발전시켜왔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의 실패를 딛고 피드백을 수용해 다시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기업가 정신의 증명이기 때문에 그 발전 과정에 큰 가산점을 두고 심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2차 지원자들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가벼운 호기심을 넘어 고민한 흔적이 서류에 담기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단순한 아이디어 제안을 넘어 왜 이 창업을 하려는지, 투박하더라도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가 드러나야 한다"면서 "모두의창업 프로젝트를 위해 정부와 운영기관, 멘토 등 수많은 사람이 땀 흘리고 있는 만큼 지원자들도 스스로의 비전을 사업계획서에 최대한 진정성 있게 담아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인천창경, 지리적·제도적 이점으로 더 주목
모두의창업 프로젝트에서 인천창경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창경은 인천 지역의 거점·허브 기관(총괄 주관기관)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중앙 정책 프로젝트를 지역현장에 맞게 구현하고, 지역 내 참가자들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하는 유기적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다.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모두의창업이 이번에 처음 진행하는 사업임에도 심사나 멘토링 방침이 중간에 번복되거나 변경된 적이 없었다"면서 "인천창경의 체계적인 일정 관리와 끊임없는 소통 덕분에 심사와 멘토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제이앤피메디파트너스 소속 멘토 4인 모두 큰 이견 없이 순조롭게 모두의창업 1차 프로그램을 마쳤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2차 모두의창업부터 신설된 글로벌 리그와 맞물려 인천창경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라는 지리적·제도적 이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지역이 대체할 수 없는 강점이다. 인천창경은 이를 발판 삼아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수석심사역은 향후 계획에 대해 "발전 가능성이 큰 아이디어와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서로 협력해 오픈이노베이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활발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AI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돼도 결국 창업이라는 험난한 여정을 완주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의 힘"이라면서 "창업기획자로서 늘 창업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호흡하며 건강한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