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11개국의 문화와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전주에 문을 열었다. 한-아세안센터는 2026년 9월 17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주 아세안홀(ASEAN Hall)’ 개관식을 열었다. 서울과 제주에 이어 국내 3번째이자 호남권에서는 처음 조성된 아세안홀이다. 개관식에는 한-아세안센터 김재신 사무총장과 전주시 조지훈 시장, 주한 아세안 11개국 대사단, 외교부 권재환 아세안국장 등 주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주 아세안홀은 한-아세안센터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등의 협력을 바탕으로 조성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도시 전주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문화를 연결하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마련한 문화교류 공간이다.
전주 아세안홀을 채우는 개관전은 ‘아세안: 시간을 잇는 손(ASEAN: Where Hands Bridge Time)’이다. 전시 제목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아세안의 전통과 문화가 사람의 손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수많은 공동체가 쌓아온 기술과 지식, 창의성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고, 과거에 머무르지 않은 채 시대 변화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전시장에서는 가면과 직물, 의복, 악기, 그림자극 등 아세안 11개국의 전통문화유산 약 70점을 만날 수 있다. 각국 장인들의 손을 통해 제작되고 전승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그 안에 담긴 삶과 이야기, 가치를 소개한다. 주한 아세안 대사관과 각국 정부의 협조를 바탕으로 아세안 11개국의 대표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국내 첫 대규모 전시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한-아세안센터 김재신 사무총장은 “전주 아세안홀이 아세안과 한국을 연결하는 활발한 문화교류의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라며 “전주와 한국의 지역사회가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만나고 이해하는 공간, 그리고 아세안과 한국이 더욱 가까워지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며, 전주 아세안홀이 아세안과 한국을 잇는 오래도록 의미 있는 가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전주시는 아세안홀을 도시의 국제 문화교류 기반으로 활용한다. 조지훈 시장은 “전주가 역사와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와 교류하며 문화와 소통의 영역을 넓혀왔다”라며 “앞으로 한-아세안센터와 다양한 전시 및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여 ‘아시아 5대 문화산업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라는 구상을 밝혔다.
정부도 한-아세안 관계를 잇는 지역 문화거점으로서 전주 아세안홀의 의미를 강조했다. 외교부 조현 장관은 권재환 아세안국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전주 아세안홀의 개관은 이재명 대통령의 ‘한-아세안 CSP 비전’에 따라 한국에 아세안을 더욱 많이 알리고자 하는 중요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한국은 한-아세안 CSP 비전 아래 아세안 회원국 가입을 제외한 가능한 모든 협력을 추진해나가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을 대표해 참석한 주한필리핀대사관 버나뎃 테레스 C. 페르난데즈(Bernadette Therese C. Fernandez) 대사도 “아세안 11개 회원국은 한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전주 아세안홀을 통해 이러한 친밀함이 한-아세안 양측의 문화에 어떻게 반영돼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아세안 지역이 세계에 더욱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양측 간 파트너십이 한층 더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개관 이후에는 전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전북 대표 베이커리인 군산 이성당과 협업해 동티모르 스페셜티 커피를 소개하는 ‘아세안 브런치 박스’, 베트남 반쎄오와 인도네시아 나시고렝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아세안 쿠킹 클래스’가 매월 한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 한옥마을과도 가까워 지역 주민뿐 아니라 전주를 찾는 여행객이 아세안의 문화와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여행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