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EU의 신규 메이드 인 유럽 규제 적용을 2030년까지 연기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유럽연합은 역내 산업을 보호하고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산업 가속기법을 바탕으로 원산지 요건을 강화하려 하지만, 현지 자동차 업계는 핵심 부품의 유럽 내 공급망이 아직 미비한 상황에서 규제를 강행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핵심 쟁점은 영국과 유럽연합간 전동화차 거래 시 발생하는 10%의 수입 관세 부과 리스크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 단일 시장 외부에 위치해 있어, 새 규정이 시행될 경우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역내 비율을 채우지 못한 영국산 전기차는 유럽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즉시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이는 EU에서 영국으로 수출되는 전기차에도 동일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초 유럽연합과 영국 정부는 엄격한 원산지 규정 적용 시점을 2024년에서 2027년으로 한 차례 유예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가 예상했던 것보다 유럽 내 배터리 및 소재 공급망 구축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은 여전히 중국산 배터리 셀과 핵심 원자재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이다.
유럽자동차제조자협회(ACEA)는 서한을 통해 배터리 및 핵심 부품 관련 원산지 규정 강화 시점을 2030년까지 추가 연기해 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유럽 내 공급망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규제가 도입될 경우 관세 비용 증가, 가격 경쟁력 약화, 전동화 전환 지연 등 부정적 영향이 유럽 기업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럽연합 당국의 원산지 요건 강화는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진입을 견제하고 역내 제조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현장 제조 여건과 규제 시점 간의 시차로 인해, 유럽 완성차 업계가 글로벌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줄이기도 전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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