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호텔에 첫발을 들인 이후 33년, 아코르 조민숙 한국 운영 총괄 부사장은 세일즈와 마케팅에서 출발했고, 이코노미부터 럭셔리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거치며 호텔의 거의 모든 영역을 경험했다.
인터뷰 1편에서 한국 호텔 시장과 아코르의 운영 전략을 들여다봤다면, 2편에서는 조민숙이라는 호텔리어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긴 시간 호텔을 떠나지 않은 이유부터 다양한 업무 경험의 의미, 여성 리더의 성장과 후배 양성까지 호텔리어로서 걸어온 길과 생각을 들었다.
Q. 긴 시간 호텔을 떠나지 않았다.
A. 1993년 9월 호텔에 첫발을 들인 이후 한 번도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세일즈에서 시작해 마케팅과 호텔 운영을 거쳤고, 이코노미 브랜드부터 미드스케일, 프리미엄, 럭셔리까지 아코르의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했다. 그렇게 33년을 호텔과 함께했고, 올해 6월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한국 운영 총괄 부사장이라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Q. 지금까지 경험한 업무의 폭이 넓다.
A. 첫 호텔에서는 세일즈를 담당했고, 이후 리츠칼튼 서울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는 각각 세일즈와 마케팅 업무를 계속했다. 전환점은 아코르에 합류한 뒤 찾아왔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세일즈 & 마케팅 디렉터를 맡던 시절 아코르의 총지배인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1기 교육생 12명 가운데 1명으로 선발돼 약 18개월 동안 운영 전반을 배웠고, 이후 부총지배인을 거쳐 호텔 운영의 길로 들어섰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의 오프닝을 맡고 강남과 명동 두 호텔을 함께 운영하면서 경험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이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 & 서비스드 레지던스,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까지 브랜드와 등급이 다른 호텔을 차례로 경험했다. 프리 오프닝부터 실제 운영까지 여러 형태의 호텔을 맡았던 시간이 지금의 역할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Q. 세일즈와 마케팅에서 출발해 운영 총괄까지 왔다. 후배들에게도 다양한 업무 경험을 강조하나.
A. 굉장히 중요하다. 세일즈와 마케팅으로 시작하면서 고객을 어떻게 호텔로 데려올지를 먼저 배웠다. 이후 운영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호텔 안에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됐다. 지금 운영 총괄을 맡고 보니 양쪽을 모두 경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젊은 호텔리어들도 한 가지 업무에만 머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F&B에서 일했다면 객실 업무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고, 프런트 데스크뿐 아니라 컨시어지,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등 다양한 고객 접점을 경험하면 좋겠다. 자신의 업무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호텔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
아코르에서도 직무 순환과 커리어 개발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총지배인들에게도 좋은 직원이 있다면 잡아두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음 길을 열어줘야 한다. 특정 직원이 없으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리더십은 아닌 것 같다.
Q. 여성 호텔리어가 리더로 성장하는 환경도 많이 달라졌나.
A. 처음 호텔에 들어왔을 때와 비교하면 분명히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럭셔리 호텔의 주요 경영진이나 총지배인을 외국인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현지인, 특히 여성이 최고 책임자로 올라가는 사례는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여러 브랜드에서 처음 도전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우려의 시선을 느낀 적도 있다. 그러나 현지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과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했고, 좋은 성과를 내면서 다음 기회가 이어졌다.
아코르에서도 RiiSE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별과 관계없이 직원들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게 하고, 준비된 사람이 다음 자리로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Q.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왔다. 지금의 자리를 맡게 된 가장 큰 이유를 하나 꼽는다면.
A. 내가 특별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호텔 현장에 있었고, 그 과정에서 좋은 기회가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동료와 후배들이 늘 함께해줬다.
호텔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호텔을 맡을 때마다 믿고 함께해준 직원들이 있었고, 좋은 부서장들이 각자의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내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믿음을 기반으로 한 팀워크가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받은 기회를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아코르라는 브랜드가 나를 키웠고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이제 내가 가진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다음 세대에 제대로 전하고, 더 좋은 총지배인과 리더가 나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