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한만혁 기자] ‘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할까요?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人은 반프(BANF) AI팀 김근수 책임입니다. 반프는 타이어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한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타이어 프로파일 솔루션’을 개발합니다. 자동차 타이어에 부착한 센서로 주행 중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해 타이어 마모, 차량 하중, 휠 얼라인먼트 상태, 탈거 여부는 물론 살얼음(블랙아이스)이나 포트홀 같은 노면 상태 정보까지 도출합니다. 반프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자동차, 볼보, DHL 등과 협력하며 자율주행 및 상용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김근수 책임은 지난 8월 반프에 합류해 센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자동차, 타이어, 도로 관련 인사이트 추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는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인공지능(AI), 즉 물리AI(physics informed AI)의 관점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타이어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근수 책임을 만나 반프에 합류한 계기와 현재 맡고 있는 업무, 반프의 사내 문화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주 연구 분야는 물리 및 데이터 융합을 통한 기계 시스템 상태 진단, 거동 예측입니다. 졸업 후 2023년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해 약 3년간 알고리즘 개발부터 양산 현장 적용에 이르기까지 AI 기반 솔루션을 개발 및 도입해 공정 최적화와 신소재 개발 효율 극대화 등을 진행했으며, 반프에는 지난 8월 합류했습니다.
3년의 기다림 끝에 합류한 반프
반프는 어떻게 알게 됐나?
처음 반프를 알게 된 건 2023년이다. 당시 취업을 준비하며 여러 기업을 살펴보던 중 반프를 발견했다. 그동안 해온 연구와 반프의 사업 아이템, 기술적 방향이 잘 맞는다고 느꼈다. 대학원 시절 가속도 신호를 통해 베어링 상태를 진단 및 예측하는 예지정비(PHM) 분야를 연구했는데, 베어링과 타이어는 메커니즘이 상당히 흡사하고, 반프 역시 가속도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연구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무엇보다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에 반프에 지원했고, 유성한 반프 대표와 면접도 봤다. 2~3시간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고, 그 후에도 서너 차례 더 만났다. 그러면서 유성한 대표가 제시하는 비전과 기업 철학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 다만 그때는 회사 시스템을 먼저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대기업을 선택하기로 했고, 유성한 대표에게는 최소 3년은 겪어보고 다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실제 3년 후인 지난 8월 반프에 합류했다.
반프에 다시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기업에 몸담은 3년 동안에도 반프의 기술과 사업 방향을 꾸준히 지켜봤는데, 처음 유성한 대표가 이야기했던 방향 그대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사실 대기업 3년 차가 되면서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좀 더 몰입하면서 기업과 기술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반프의 문을 두드렸다.
물리AI로 타이어·도로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도출
입사 후 느끼는 반프는 어떤 회사인가?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잠재력과, 실제 도로 위 안전을 확보하는 고도화된 기술을 빠르게 구축할 실행력을 갖춘 회사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노력하는 회사’다.
현재 반프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현재 반프에서는 타이어가 움직이는 원리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유용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있다.
반프는 타이어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타이어 마모, 차량 하중, 휠 얼라인먼트 상태, 탈거 여부 등의 정보를 도출한다. 또한 차량의 적재 상태를 비롯해 블랙아이스, 포트홀 등 타이어가 닿는 도로의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반프는 이 밖에도 더 많은 인사이트와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가 발생한 원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물리AI다. 물리AI는 물리법칙을 이해하는 AI로, AI 알고리즘에 어떤 물리적 법칙이 반영되어 있는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도메인 지식과 물리AI를 알면 데이터 양이 적더라도 일반화된 원리에 입각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끌어낼 수 있다.
물리AI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연구해 온 영역으로, 이를 활용해 타이어에서 추출한 데이터로 어떤 정보를 더 꺼낼 수 있을지, 이 분석 결과가 실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입사한 지 두 달이 채 안 됐지만, 기계공학 기반 차량 및 타이어 역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데이터 구조화와 기술 개발 전략의 고도화를 빠르게 주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반프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랜덤런치·타운홀로 다지는 '반퍼' 문화
반프의 업무 환경이나 사내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면?
결과를 중시하는 대부분의 회사와 달리 반프는 그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즉 원리와 본질을 더 중시한다. 본질을 찾는 행위 자체를 지지하는 분위기여서 원리와 본질에 대해 몰입하면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다.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한 번 더 던지고, 문제를 풀어가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업무 만족도가 많이 향상됐다. 구성원들도 자기 업무에 대한 애정이 많다. 오랜 기간 소통한 것은 아니지만 각자 맡은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려는 욕심이 많이 느껴졌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반프만의 독특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매월 2회 금요일마다 ‘랜덤런치’ 이벤트를 진행한다. 인사(HR)팀이 부서나 직급에 상관없이 4~5명씩 무작위로 조를 편성해 금요일 오전 11시에 공지하면, 그때부터 조원들이 소통하며 함께 점심을 먹는다. 평소 업무가 달라 교류가 적었던 구성원과 무작위로 어울려 식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생기고, 나이나 직무 차이로 생길 수 있는 소통 단절도 줄어든다. 덕분에 다른 부서 구성원의 얼굴도 익히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사내 협업을 위해서는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유리하다. 그런 측면에서 랜덤런치는 상당히 유용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분기에 한 번씩은 타운홀 미팅도 한다. 타운홀 미팅에서는 외부 강사를 초청해 구성원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유성한 대표가 분기 실적, 성과, 계획을 공유한다. 타운홀 미팅은 전사 회식으로 이어져 편하게 소통하며 친목을 다지는 자리가 된다.
2주에 한 번씩은 사내 세미나도 열리는데, 구성원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업무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나 성과, 스터디 결과물 등을 공유하고, 이후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을 갖는다. 9월 초에는 직접 발표자로 나서 입사 후 공부하며 얻은 업무 관련 인사이트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런 프로그램은 구성원 간 업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반프를 통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과거 고급 옵션이었던 충돌 감지, 전후방 카메라, 자율주행 같은 기능은 이제는 기본 사양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타이어와 관련된 부분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AI 역시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지만 그 실체는 여전히 다소 모호하게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어의 물리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연결해, AI가 현실 세계와 맞닿아 실제 도로 위 안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통로가 되고 싶다. 반프의 기술이 실생활에 활용되고, 그것을 통해 일상이 더 나아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 ‘저 차에 반프 솔루션이 적용됐는데, 그 솔루션을 만드는데 나도 기여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반프 솔루션이 차량 안전과 타이어 분야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 그리고 그 과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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