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초기창업패키지 창업 기업을 지원합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함께 유망 초기창업패키지 창업 기업을 선별, 이들이 발전하도록 소개와 멘토링으로 구성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버터소프트는 기업의 웹·앱과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며 성장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키움증권, 사조푸디스트, 서울대학교병원 등 다양한 기업·기관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발견한 현장의 문제를 바탕으로 자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 사업은 위치 기반 SNS ‘세이치즈’, 제조업 설계 업무를 자동화하는 CAD AI 솔루션, 대학원 연구·행정 플랫폼이다. 서로 다른 분야의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현장에서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던 비효율을 찾아 소프트웨어로 해결하고, 이를 여러 고객이 쓸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양경빈 버터소프트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내재화…외주 개발의 비효율 줄여
양경빈 버터소프트 대표는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길을 걷지는 않았다.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광고 관련 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이때 외주로 개발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대표가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가 컴퓨터 학원을 찾아 개발을 익힌 뒤 백엔드와 서버 개발 경험을 쌓았던 이유다. 버터소프트 창업 직전에는 AR·VR 기술기업에서 TF팀장을 맡으며 역량을 키웠다. 이후 동료 4명과 2024년 2월 버터소프트를 설립했다.
양경빈 대표는 “외주 개발 시장에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었다. 기업이 외부 개발사에 서비스를 맡기면, 발주사와 개발사가 물리적·조직적으로 떨어져 있어 요구사항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획 단계에서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요구가 디자인 단계에서 바뀌고, 다시 개발 과정에서 수정되면서 일정과 비용이 늘어나곤 했다”고 말했다.
버터소프트는 이같은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하기 전 기획과 설계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양경빈 대표는 “기능과 사용자 흐름, 디자인, 개발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를 앞단에서 최대한 정리한 뒤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렇게 하면, 시작은 늦어 보이지만, 후반 수정 작업을 최대한 줄여 결론적으로 전체 개발기간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 구성도 이에 맞췄다. 현재 기획자 5명, 디자이너 4명, 개발자 13명이 근무하며 기획, UX·UI, 프론트엔드, 백엔드, 인프라와 운영까지 대부분의 개발 과정을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다”며 “회사가 강조하는 가치도 ‘기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되는 결과를 만들자’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기 제품’을 찾다
초기 버터소프트의 사업 모델은 고객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업종은 달라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양경빈 대표는 “기업마다 속한 산업은 다르지만, 비슷한 비효율은 반복됐다”며 “이를 고객 한 곳의 프로젝트로 매번 해결하기보다 하나의 솔루션으로 만들어 여러 기업이 사용할 수 있게 하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버터소프트는 이를 프로젝트형 개발사에서 자체 제품을 가진 회사로 넘어가는 ‘두 번째 단계의 창업’으로 보고 있다.
가장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한 분야는 CAD AI 자동화다.
예컨대 한 제조기업에서 직원 3명이 CAD를 이용해 설계도면을 만들고 있었다. 이 도면은 단순한 설계자료가 아니라 견적과 영업, 발주, 실제 제조까지 이어지는 핵심 자료다. 문제는 모든 작업을 사람이 수작업으로 처리하다 보니, 3명의 구성원이 한 달에 많아야 약 100개 정도의 도면을 처리할 수 있었다. 특히 작업자마다 결과물의 품질에도 편차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버터소프트는 해당 기업이 사용하는 설계 규칙을 반영, 자연어로 필요한 내용을 입력하면 CAD 작업에 연결되도록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PoC 결과, 동일한 3명이 월 약 1200개까지 도면을 처리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였다. 단순 계산으로 생산성이 약 12배 증가한 셈이다. 덕분에 설계 업무에 투입하던 3명 가운데 2명을 영업으로 전환하고, 1명이 기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도 가능해졌다고 한다. 버터소프트는 향후 초기 세팅과 테스트를 거쳐 월 구독형 서비스로 솔루션을 공급하는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양경빈 대표는 “AI의 가치를 기술적 정확도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기업의 생산성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됐는지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흩어진 대학원 논문 업무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대학원 플랫폼 역시 현장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대학원에서는 교수와 학생, 행정직원이 논문 작성과 심사 과정에서 이메일과 문자, 카카오톡 등을 함께 사용한다. 여러 채널을 오가다 보면, 자료가 누락되거나, 서로 다른 일정을 알고 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버터소프트는 논문 작성 단계부터 심사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었다. 교수와 학생, 행정직원이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모바일에서도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해당 솔루션은 연세대학교 의료·대학원 환경에서 실제 사용 단계에 진입했으며, 향후 학회와 학술정보를 연결하는 방향으로의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로 ‘세이치즈’ 사업모델 구체화
버터소프트는 직접 개발한 ‘세이치즈’로 자체 매출 비중 확대를 꾀한다.
세이치즈는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을 지도 위에 기록하고, 해당 장소의 사진을 확인하거나, 포토카드로 출력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온라인의 위치 정보와 오프라인 포토카드 경험을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에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모델을 검토했다. 그러나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예컨대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연예인 생일 이벤트가 열릴 때, 하루 포토카드 출력량이 60~70장까지 늘어난 것이다. 버터소프트는 이를 바탕으로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보다 생일카페, 팝업스토어, 박람회 등 특정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을 지도와 포토카드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이치즈는 이처럼 특정 장소와 이벤트에서 생성되는 사진을 지도 위에 축적하고, 이를 포토카드로 출력해 온라인 기록과 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한다. 특히 생일카페나 팝업스토어처럼 방문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되는 공간에서는 이용자가 현장의 기억을 남기고 공유할 수 있고, 운영자 입장에서는 방문객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세이치즈는 서비스의 효용을 인정받아 2026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버터소프트는 초창패 지원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실제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양경빈 대표는 “서울과기대 초창패 사업화 지원을 토대로 제품 개발과 현장 적용을 진행했고, 실제 사용자의 행동과 반응을 확인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며 “IR과 투자유치 관점에서 시장 규모와 수익모델, 확장성을 함께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터소프트는 원래 개발회사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무엇을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며 “초창패를 진행하면서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보다 ‘고객이 왜 쓰는가’, ‘누가 비용을 지불하는가’, ‘어떻게 시장을 확대할 것인가’를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외주 중심 매출에서 자체 제품 중심으로
현재 버터소프트의 매출 대부분은 기업 프로젝트에서 발생한다. 버터소프트에 따르면, 자체 제품 매출 비중은 아직 약 1% 수준이다.
회사는 이 구조를 빠르게 전환할 계획이다. 내년까지 자체 제품 매출 비중을 약 80%까지 높이고 연간 매출 70억~80억원, 2028년에는 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버터소프트가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제조업이다. 제조 현장에는 설계와 견적, 발주 등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업무가 여전히 많다. 반면 기존 작업 방식이 오랫동안 굳어 있어 AI 도입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곳도 많다는 것이 양경빈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우선 CAD 자동화를 통해 제조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로봇과 소프트웨어 AI가 결합하는 피지컬 AI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양경빈 대표는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기술로 해결한 뒤 다시 여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기업의 문제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으로 해결하는 AI 소프트웨어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버터소프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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